200원 올린 2차 상한제… 급등 없었지만 불안감에 주유소 미리 몰렸다

김지원 2026. 3.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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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실시한 27일 서울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천830.2원으로 전날보다 10.8원 올랐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1천826.3원으로 10.5원 상승했다. 2026.3.27 /연합뉴스


2차 석유 최고가격제의 상한선이 200원 넘게 올랐지만 우려했던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경기도 주유소 현장 곳곳에선 여전히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주유 수요가 몰리며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미리 넣어두려는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고시된 2차 석유 최고가격제에서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934원, 경유는 ℓ당 1천923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13일 1차 고시 당시 보통휘발유 1천724원, 경유 1천713원과 비교해 각각 210원씩 오른 수준이다.

공급가가 1천900원 선에 책정되자 유통 마진 등이 붙는 실제 주유소 현장에서 판매되는 금액은 2천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전날 오후 6시께 도내 주유소 곳곳에는 평소보다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퇴근길 운전자들이 미리 주유에 나선 것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직원들이 내일 더 오를 수 있다며 주유를 서두르라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용인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친 운전자 A씨는 “전쟁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 미리 들렀다”며 “이미 1천800원대도 부담인데 2천원 넘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다들 같은 생각으로 줄을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과 달리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이날 실제 주유소 가격은 예상만큼 급격히 오르지는 않았다. 전날까지 형성됐던 1천800원대 가격이 유지되거나 일부 주유소에서 소폭 인상되는 수준에 그쳤다. 1차 최고가격제 당시 ‘올릴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늦다’는 비판이 제기된 점을 의식한 듯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주유소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이나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수원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이전에 낮은 가격으로 들여온 재고가 아직 남아 있어 당장 크게 올리진 않는 상황”이라며 “재고가 소진되면 새로 들어오는 공급가격이 반영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최고가격제 상한선을 올리면서도 민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했다. 휘발유는 7%에서 15%, 경유는 10%에서 25%로 인하율을 높여 ℓ당 세금 부담은 각각 65원, 87원 씩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당초 4월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도 5월 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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