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한일홀딩스와 한일시멘트가 배당을 확대한 가운데 지난해 양사의 신규 주주로 등장한 HHH글로벌유한회사도 혜택을 보게 됐다. 고(故) 허채경 창업주의 4남인 허남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은 지난해 3분기 자신이 보유한 한일홀딩스 주식 30만주(0.97%)와 한일시멘트 주식 50만주(0.97%)를 HHH글로벌에 증여했다.
HHH글로벌은 싱가포르에 적을 둔 유한회사로 2021년 설립됐다. 허 명예회장의 장남 허정규 씨가 지분 78.26%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21.74%는 허 명예회장의 가족회사 한덕개발이 가지고 있다.
한덕개발은 2002년 '차우'로 설립됐다. 서울랜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허 명예회장의 가족이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허 명예회장이 12.16%, 아들 허정규 씨가 40.83%, 딸 허정미 씨가 9.35%를 가졌으며 서울랜드에서 외식업을 하는 ㈜세우리가 나머지 37.66%를 쥐고 있다.
한덕개발은 본업 외에도 녹십자홀딩스, 서울랜드 등의 지분을 보유해 배당으로 수입을 꾸준히 올려왔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필라넷, 미디어그룹테이크투, 아롬정보기술 등에 투자하며 투자회사로 변신했다.
최근에는 상장사인 삼성물산, 카카오, SK이노베이션, LG이노텍, 한국전력, 한일시멘트 등에도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HHH글로벌이 한덕개발 감사보고서에 등장한 것은 2022년이다. 한덕개발은 드라마 제작, 마케팅 사업을 하는 미디어그룹테이크투 주식 11만4000주를 25억원에 HHH글로벌에 매각하고 HHH글로벌 유상증자에 약 30억원(200만 달러)을 출자해 32.26%의 지분을 확보했다.
허 명예회장의 증여는 HHH글로벌을 통해 장남 허정규 씨가 운영하는 회사로의 현금유입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허 씨는 1991년생으로 2014년 자신의 한일홀딩스 지분 1.51%를 모두 매도하고 주주명부에서 사라졌다.

HHH글로벌은 일반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사업형태는 알 수 없다. 현재는 싱가포르 오차드타워의 오피스를 임대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시멘트그룹은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가고 있다. 한일홀딩스는 2023년 주당 580원의 현금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는 주당 800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주당 93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한일시멘트 역시 같은 기간 주당 580원에서 800원, 올해는 1000원으로 배당금이 늘어났다.
김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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