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 넘겨받은 공수처…새 ‘수사 드라마’ 쓸까
수사 착수 여부부터 판단
‘무혐의’ 논란 재울지 촉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착수 여부 검토에 들어간다. 우선 검찰로부터 사건기록을 받은 뒤 수사 가능성 등 법리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다른 새로운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은 반면, 여전히 의혹이 있는 만큼 공수처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검찰에 김 여사 사건 처분 결과 및 수사기록 등 자료를 요청하는 것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송창진)에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알선수재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된 사건이 배당돼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 수사기록 확보가) 검토의 전제가 되는 첫 자료”라며 “사건 수사를 어떻게 했는지,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기록을 받으면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법리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수처의 검토 범위에는 ‘수사 착수 여부’도 포함된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8월23일 국회에서 “알선수재 부분에 대해 (검찰) 조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범죄가 성립된다면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수사에 들어가면 중복수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검찰과 공수처가 동일한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공수처가 고발장을 접수한 김 여사의 직권남용·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물품 수수행위’와 ‘대통령 및 다른 공무원의 직무’ 간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고, 알선에 관한 고의나 인식이 없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 혐의를 두고는 “김 여사는 공무원이 아니라 직권남용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공수처로서는 중복수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검찰이 결론을 내기를 기다렸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 접수 당시에 이미 검찰에서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며 “그 상태에서 이송을 요청하면 그것이야말로 중복수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와 결론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공수처의 수사로 논란을 불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의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작아 보인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일각의 집중적인 공세 대상이 됐던 만큼, 검찰이 해당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수사는 다 해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과정이 일부 미진했다는 지적에 대해 공수처 수사를 통해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있다.
강연주·이창준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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