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가 반세기 묵은 낡은 방공망을 걷어내고 한국의 첨단 방공 미사일 '천궁-II'와 프랑스 레이더를 핵심으로 한 현대식 방공망 구축에 본격 나섰습니다.
이라크의 이런 행보는 최근 이란-이스라엘 충돌에서 드러난 영공 방어의 취약점을 보완하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과연 이라크는 어떠한 방공망을 갖추게 될까요?
60년 묵은 방공망 교체, 현대화의 시급성
이라크 국방부는 지난 7월 5일 방공망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이라크가 운용하고 있는 방공 시스템은 1960~70년대에 도입된 구소련제 장비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현대전에서는 거의 무용지물 수준입니다.

이라크 국방부의 타흐신 알카파지 미디어·정신지도국장은 현지 언론 샤파크 뉴스를 통해 "이라크가 곧 프랑스와 협력해 확보한 최신 레이더 기술과 함께 한국의 첨단 방공 체계를 들여올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는 "방공, 육군 항공, 공군 부대 현대화는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의 강력한 지원 아래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에서 벌어진 이란-이스라엘 간 미사일 공격은 이라크에게 방공망 현대화의 시급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라크가 지리적으로 양국 사이에 위치해 있어 언제든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3.8조원 규모 천궁-II 도입, 한국 방산의 대형 계약
이라크의 방공망 현대화 사업의 핵심은 바로 한국산 천궁-II 미사일 시스템입니다.

지난해 9월 LIG넥스원과 체결된 이 계약은 2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조822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얼마전에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2차 계약에 이어 한국 방산 수출사상 단일 계약으로는 두번째로 큰 계약이였습니다.
천궁-II는 고도 15~40km, 사거리 40km 범위에서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방공 시스템이죠죠.
이번 계약에는 천궁-II 미사일 8개 포대와 함께 발사대, 다기능 레이더, 지휘 통제 시설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사업에 한국의 여러 방산업체가 역할을 분담한다는 것입니다.
미사일과 체계 통합은 LIG넥스원이, 다기능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담당합니다.
이런 컨소시엄 방식은 한국 방산업계 전체의 기술력을 결집해 더욱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협력한 레이더 시스템, 완벽한 조합
이라크의 방공망 현대화에서 또 다른 핵심 요소는 프랑스 탈레스(Thales)사의 첨단 레이더 시스템입니다.
이라크는 이미 탈레스사의 '그라운드 마스터 403(GM403)' 장거리 감시 레이더를 공급받았으며, 추가적인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천궁-II와 프랑스의 레이더 시스템이 만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이라크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레이더의 뛰어난 탐지 능력과 한국 미사일의 정확한 요격 능력이 결합되면 중동 지역 최고 수준의 방공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계약으로 이라크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에서 세 번째로 천궁-II를 운용하게 될 전망입니다.
이는 한국 방산이 중동 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예의주시와 이라크의 균형 외교
이라크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미국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태미 브루스 대변인은 최근 "알수다니 총리의 발언과 한국과의 레이더 계약을 서두르려는 이라크 정부의 계획에 관한 보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이라크는 방공망 강화를 목표로 미국, 프랑스, 한국 등 여러 나라와 동시에 첨단 방공 및 레이더 체계 도입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이라크의 균형 외교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라크의 알수다니 총리는 최근 영국 BBC와의 대담에서 "이란과 미국 모두 이라크 안정의 중요성을 안다"며 균형 외교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과 계속되는 의견 차이로 관계가 훼손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해 양국 간 미묘한 긴장 관계도 드러냈죠.
중동 전략 균형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
이라크의 방공망 현대화는 중동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8년에 걸쳐 대금을 분할 지급하는 방식으로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군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은 다른 중동 국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라크는 이번 무기 도입을 통해 항공기, 미사일, 드론 등 다양한 공중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도 대폭 강화될 전망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선 의미를 갖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한국 방산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되면서, 향후 추가적인 수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죠.
이라크가 '중동의 방패'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한국 방산이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