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안구정화되는 커플, 최근 '부부'된 사연

조회수 2023. 8. 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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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포테이토 지수 87%] '콘크리트 유토피아', 신선한 설정 살린 생존 딜레마②

지표면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온다. 도로 위의 차와 집이 솟구쳤다가 떨어진다. 대지진이 온 세상을 집어삼켰다. 모든 것이 전복됐지만,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 남았다. 외부 사람들이 아파트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입주민들은 불편하다. 쫓아내면 그들이 죽을 거라는 알기에 말할 수 없지만, 익명의 힘을 빌리자 본심이 나왔다. 외부인들이 나간 뒤 주민들은 외친다. "아파트는 주민의 것!"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거대한 재난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황궁 아파트라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유토피아로 모이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영화는 웃음을 주는 블랙코미디였다가, 거대한 재난 앞에 숨죽이게 만드는 재난 드라마였다가, 때때로 당신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9일 개봉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당신이 황궁 아파트 입주민이라면?

'콘크리트 유토피아'(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제목에 '유토피아'가 들어갔지만,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모든 건물이 붕괴된 가운데 유일하게 솟아 있는 황궁 아파트는 생존이자 희망의 공간이다. 그곳으로 외부인들이 몰리자 갈등이 불거진다. 이들의 거취 문제로 회의가 열린다. 쫓아낼 것인가, 남게 할 것인가. 그 누구도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자 구심점이 될 주민 대표를 뽑는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아파트 내 불길을 잡은 영탁(이병헌)이 발탁됐다. 영탁은 "아파트가 선택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다시 한번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한다. "다 나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박보영과 박서준.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때 영화가 꼭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당신이 황궁 아파트 주민이라면 외지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때문에 그들을 쫓아내려는 입주민들을 쉽사리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다만 모든 주민들이 외부인을 쫓아내는 데 찬성한 것은 아니다. 생존이 걸린 극한의 상황 속에서 여러 인간 군상들이 선택을 하고, 그것들이 쌓여 예측 불가능한 결말로 나아간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이후에도 살아남은 아파트라는 신선한 설정을 생존이 걸린 딜레마로 담아내며 생각거리를 던지는 동시에 현실 기반의 블랙 코미디로 웃음을 안긴다.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도 '자가'와 '대출'을 따지는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툭 나오는 대사들이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이때 황궁 아파트 부녀회장 금애 역의 김선영의 역할이 단연 돋보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병헌은 주민 대표 영탁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이병헌, 역시는 역시다

배우 이병헌은 이번에도 '역시 이병헌'을 외치게 한다. 그가 왜 믿고 보는 배우인지, 감독들과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인지 다시 한번 증명한다.

어리숙해 보였던 영탁은 주민 대표가 된 뒤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입주민들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선사한다.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 위기와 외부인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며 배척하는 과정에서 황궁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병헌은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고 아파트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영탁의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며 극을 자유자재로 이끌어간다. 엄태화 감독은 "영탁이 떠밀리듯 대표 자리에 올라가고 점점 바뀌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영탁이 밖을 보다가 아파트를 쳐다보는 장면을 추가했는데, 이병헌이 단 한 장면으로 이 인물의 변화를 표현하는 걸 보면서 짜릿했다"고 감탄했다.

엄태화 감독은 '가려진 시간'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220억 대작 이끈 엄태화 감독의 저력

'한국영화 빅4'의 마지막 타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2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빅4' 중 감독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엄태화 감독은 높은 완성도로 이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적인 대규모 재난은 그 스케일부터 남다르다. 보는 순간 압도되는 재난 상황은 두려움을 안기고,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던 콘크리트 덩어리는 재난이 불러온 참극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극 중반 이후부터 더욱 어둡고 진중하게 흘러간다. 메시지와 주제 또한 동시기 개봉하는 영화들에 비해 무겁다. 엄태화 감독은 약점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지점에 대해 "주제의식이 강할 수밖에 없는 소재지만, 만드는 내내 주제에 매몰되지 않아야겠다 생각했다"며 "인물들의 선택과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보다 보면 무더위를 잊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김숭늉 작가의 웹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각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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