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부터는 부산 등 비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3억 원 이하인 ‘비(非)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도 주택 청약 때 무주택자로 인정받게 된다.
부산지역 주택가.
22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간은 다음 달 말까지다. 이는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8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을 당시 비아파트를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이달 초 관계 기관과 사전협의를 했으며 내달 법제 심사를 거쳐 11월 중 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비아파트 범위 확대다. 통상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단독주택·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대상이다. 현재 기준은 수도권의 경우 전용면적 60㎡ 이하 및 공시가격 1억6000만 원 이하, 비수도권은 60㎡ 이하·1억 원 이하다. 그러나 앞으로 수도권은 85㎡ 이하, 공시가격 5억 원 이하라면 청약 때 무주택으로 인정된다. 비수도권은 85㎡ 이하, 공시가격 3억 원 이하로 완화된다.
이렇게 되면 부산 등에서 실제 거래 가격이 4억 원에서 5억 원에 이르는 비아파트를 보유해도 청약 때 1순위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입주자 모집 공고일 시점의 공시가격으로 무주택 여부를 가리기 때문에 입주 시점에 공시가격이 오른다 해도 당첨에는 지장을 받지 않게 된다.
국토부는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통한 주거 사다리 복원’을 예상 입법 효과로 거론한다.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그동안 연립주택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택 청약 때 불이익을 받았던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단 전문가들은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시장의 전체 판도를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비아파트 거주자는 보통 신혼부부나 1~2인 가구가 대부분인 만큼 청약 때 적용받을 수 있는 가점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경매에 나온 빌라가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이번 법 개정이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에 일정 부분 영향은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