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프리미엄사업 성과에도 '업계 최대' 8200억 판관비 부담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본사 외경 /사진 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역대 최대 연회비 수익을 올렸지만 브랜드 마케팅 등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 역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프리미엄 카드 사업의 성과 이면에 과제가 부상했다. 향후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3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작년 기준 3757억원으로 전년(3398억원) 대비 10.6% 증가했다.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비씨) 중 가장 큰 규모다. 2위인 삼성카드(2995억원)와 비교해도 24.4% 많은 수준이다.

현대카드의 연회비 수익 성장은 프리미엄 카드가 주도한다. 상대적으로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우량 고객과 카드 수익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로 수익성이 둔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연회비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상품 라인은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의 연회비로 형성돼 있다. 삼성카드의 최대 연회비가 7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고객 1인당 단가에서 우위를 점한다. 특히 현대카드는 최근 기존 럭셔리 중심의 마케팅을 넘어 일상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카드로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카드 고객의 대부분이 높은 연회비를 감당하면서도 소비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카드 프리미엄 고객의 1인당 카드 이용액은 2023년 306만원에서 2024년 327만원, 2025년 340만원으로 매년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고객의 1인당 평균 이용액 124만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시장 장악력은 3위권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03억원으로 삼성카드(6459억원)와 신한카드(4767억원) 다음으로 많다. 또 프리미엄 고객들의 결제 실적에 힘입어 올해 2월 누적 개인 신용카드 신용판매(일시불+할부)액은 전년동기(2조949억원) 대비 3.6% 증가한 2조1714억원을 기록했다.

/자료 정리=유한일 기자

문제는 현대카드가 프리미엄 카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비용이다. 높은 연회비와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혜택을 제공할 때 투입되는 비용도 덩달아 늘어난다. 공항 라운지 이용과 호텔 발레파킹, 해외 가맹점 적립 등의 혜택뿐 아니라 문화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카드의 영업비용은 2023년 2조8747억원에서 2024년 3조5577억원으로 증가한 뒤 작년에는 3조5685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7758억원) 대비 5.6% 증가한 8192억원으로 8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카드비용 중 모집비용으로 773억원을 지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프리미엄의 '가치'를 지켜내는 데서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용 효율화 목적의 상품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프리미엄 카드의 핵심인 혜택이 줄어들면 고객 이탈과 연회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해 연회비 10만원 이상 상품의 약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결국 프리미엄 카드의 구조를 장기 고객으로 채우는 동시에 비용과 수익 구조를 정비하며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 시장을 개척하고 리딩해 온 역량을 더욱 공고히 함과 동시에 고객 경험 중심의 프리미엄 카드 회원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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