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구걸', 카드 결제로 구걸 수익 대박 난 프랑스 노숙자 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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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샹젤리제 거리.."한 푼 줍쇼" "현금 없는데요?" "카드도 받습니다" 오잉?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걸에 도입한 프랑스 노숙자 마리앙. 사진 : 르 파리지앵 X 계정.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처음으로 카드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노숙자를 취재하였습니다.

낭만의 도시 파리 그리고 그 심장 '샹젤리제 거리'. 하지만, 아름다운 샹젤리제 거리에는 수많은 노숙자들이 종이컵을 들고 '동전'을 요구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요구에 사람들은 대부분 동전이나 현금이 없다고 대답을 하는데요.

그 대답에 마리앙은 이렇게 말합니다. "카드도 받습니다."

사람들은 마리앙에게 미소를 보냅니다. 그의 반려견 토토는 지나가는 행인이 다가오자 뒷다리로 일어서며 애교를 보입니다.

샹젤리제 스타 마리앙은 흰 수염으로 얼굴을 가리고 선원 모자를 쓴 55세 노숙자입니다. 가방 위에 앉은 그는 긴 낚싯대를 들고 있으며 그 끝에 '우리를 도와주세요'라고 쓰인 컵을 매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갖고 있는 무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QR 코드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었는데요.

한 마음씨 좋은 사람이 그에게 다가가자 마리앙은 그에게 스마트폰을 건넵니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QR 코드가 보였는데요. 프랑스 온라인 뱅크인 Revolut 애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돈을 주려고 온 사람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기부할 금액을 선택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타나는 것이죠. 단 1초 만에 1.94유로, 약 2,900원이 마리앙의 계좌로 입금되었습니다.

사진 : LeParisien 리포트 영상 캡처

마리앙은 자신의 반려견을 쓰다듬으며 미소로 르 파리지앵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뀐 세상에) 적응해야죠"

마리앙은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하는데요. 현재 모두가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파리 한 구역에서 2시간 동안 구걸한 그는 70센트를 벌었습니다. 26년 전 루마니아에서 온 이 남성은 자신이 구걸을 시작할 때는 하루에 수십 유로를 벌 때도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사실 마리앙은 일을 했었습니다. 꽃집에서 일하거나 외벽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달아주는 계약업체에서 일을 했었죠. 하지만 강직성 관절염으로 허리가 약해지면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누가 저를 고용하겠어요?

일을 못하게 된 그는 결국 거리를 방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구걸로 모은 돈은 약간의 과일을 먹고 깨끗하게 유지하고 반려견에게 먹이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맹세합니다. 술과 담배는 용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최근에 그는 스마트폰 앱을 넘어서 카드 결제 단말기까지 마련했습니다. 협회 자원 봉사자가 그에게 기증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은행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거부하기도 한다네요. 그럼에도 그는 많은 상점에서 쓰는 것과 같이 안전하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너무 눈에 띄면 부작용도 있기 마련이죠.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마리앙이 카드 결제를 요구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된 것인데요. 유명세는 언제나 비난과 비판을 동반하는 법이죠. 어떤 사람들은 그가 사업을 하고 있다거나 이미 부자인 가짜 노숙자라고 손가락질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구걸계 디지털 전환을 성공한 그는 한 주 동안 38유로를 벌었습니다. 하루 70센트 수익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이죠.

Source : LeParis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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