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잠실점까지 문 닫는 홈플러스 “임금 반토막… 두달 뒤도 암담합니다”[르포]
잠실점 등 수도권 핵심 상권도 폐점 예정…연내 19곳
법원, 회생계획 가결 기한 2개월 연장…현장 "역부족"
TF 구성부터 난항 예고…유암코 등판·익스프레스 매각 최대변수
[이데일리 한전진 허지은 기자] “임금이 반토막 난 지 두 달째예요. 간부들은 희망퇴직으로 나가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동료도 늘고 있어요. 이러다 정말 없어지는 건 아닌지, 새벽에 눈이 떠지면 그 생각밖에 안 납니다.”
4일 오전 찾은 서울 강동구 홈플러스 강동점. 건물 외벽에는 노조 현수막 두 장이 나란히 내걸려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MBK 먹튀로 홈플러스 무너지고 지역경제 파탄난다”는 현수막과 “정부가 개입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매장 안에서 만난 직원 A씨는 지난 1년이 버티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니 겉으로는 티를 안 내려고 꾹꾹 참지만 속은 매일매일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강동구에서 손꼽히는 대형 마트지만 매장 안은 활기를 잃은 듯했다. 평일 오전임을 감안해도 손님 발길이 뜸했고, 직원들은 말없이 진열대를 정리하거나 재고를 확인하고 있었다. 매대에는 납품 차질의 흔적이 여전했다. 냉장 어묵 코너 상단 두 칸은 자체브랜드(PB) ‘심플러스’의 사각어묵·오징어볼어묵·국탕모듬어묵이 빼곡히 채웠고, 캠핑용품 선반도 심플러스 캠핑머그컵·야전침대·캠핑테이블이 장악했다. 거래처 납품이 줄어든 빈자리를 PB 상품이 메우고 있는 셈이다.
자금난이 커지자 직원 급여까지 밀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급여를 분할 지급한 데 이어 올해 1월분은 아예 지급하지 못했다. 지난달 12일에야 미지급분의 50%만 우선 지급했다. 줄폐점도 이어지고 있다. 잠실점 등 수도권 핵심 상권 점포까지 폐점이 예정됐고,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총 41개 정리 대상 점포 중 19곳을 연내 문 닫을 계획이다. 홈플러스 측은 “급여는 재원을 마련하는 대로 지급할 것”이라며 “영업 중단 점포 직원은 전환 배치 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원이 전날 회생계획 가결 기한을 2개월 연장했지만 현장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홈플러스에는 현재 2만명의 직접고용 인력과 8만명의 간접고용 인력, 8000여 입점 업체가 생계를 걸고 있다. 강동점 협력업체 직원 C씨는 “지난해 대비 같이 일하던 강동점 협력업체 직원 수가 70% 가량 줄었다”며 “일터가 사라질 것 같다는 두려움을 정부가 부디 헤아려 달라”고 했다. 이어 “김병주 MBK 회장도 이제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한편 법원은 이번 주 중으로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 구성 논의에 착수한다. TF 내에서는 관리인 교체 카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MBK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유암코가 MBK 지분을 낮은 가격에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플랜B’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동시에 진행 중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전의 성패도 관건이다. 5월 4일이라는 데드라인 전까지 가시적인 계약 성과가 도출돼야만 메리츠 등 강경한 채권단을 설득할 실질적인 명분이 생길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가 투입하는 1000억원의 DIP금융은 5월까지만 버틸 수 있는 인공호흡기에 불과하다”며 “이번 TF는 서로의 실익을 챙기기 위한 극한의 줄다리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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