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감당할 수 있나…반쪽짜리도 안 되는 '오픈페이' 출발

하나카드 결제앱을 통해 타사 카드 결제내역을 확인하는 모습.(사진=여신금융협회)

'애플페이'가 한국에 상륙할 경우 아이폰 유저들이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요인은 크게 감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에 대적할 수단으로 주목받은 카드사들의 연합 간편결제 서비스 '오픈페이'는 9개 신용카드사 중 불과 3곳만 참여해 출발한다. 촌각을 다투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의 대응 속도가 지적받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22일 신한·하나·KB국민카드부터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오픈페이)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는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앱으로 카드발급사 구분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해 사용하고,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A사 결제앱에 B사 카드를 등록해 가맹점에서 NFC, MST, 바코드, QR 등 결제방식을 사용할 수 있고 사용내역 조회도 가능하다.

기존 복수 카드 보유 고객들은 해당 카드사 결제앱을 모두 설치해 사용했어야 했다.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소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고 카드사 결제앱의 범용성 확대에 따른 카드사 결제앱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특장점 구현은 해당 서비스 참여 카드사들이 최대한 많을 때 가능하다.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 일정을 보면 올해 3개 카드사(신한·하나·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2023년 중 롯데·BC·NH농협카드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중 NH농협카드는 2023년 하반기에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9개 중 6개 카드사만이 오픈페이 합류를 확정했다. 여신금융협회 측은 우리·현대카드도 추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카드사가 오픈페이에 최종적으로 참여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큰 삼성카드는 참여 의사가 여전히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는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데, 2023년 하반기 중 온라인도 포함토록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카드사들의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는 현 수준에서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규격과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사업을 2021년 11월 완료했지만 그 후 1년여간 참여사 섭외는 매우 미진했던 셈이다.

여신금융협회 정완규 회장.(사진=여신금융협회)

이는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총의를 모으는 기능을 하는 여신금융협회가 오픈페이와 관련해 의견 규합에 미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 10월 취임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서비스에 보탬이 된다거나 빅테크에 맞설 도구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업권간의 이해가 각 회사별로 맞아야 한다"며 "오픈페이는 큰 틀에서 공감대가 있을 것이지만 회사별로 각자 추진하는 사업들이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발언은 삼성카드가 오픈페이에 불참하는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가 맞붙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오픈페이의 존재감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롯데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했다. 꾸준한 호실적을 내왔던 카드사들의 위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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