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내년 전공의 모집도 찬바람… 의료 공백 길어질 듯
내년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에서 대전 지역 주요 수련병원들의 지원자 수가 모집인원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정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최근 탄핵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의료 공백 문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11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내 수련병원의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인원은 총 188명으로 이 중 지원자는 단 9명에 불과했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충남대학교병원 80명 모집, 3명 지원 △건양대학교병원 44명 모집, 4명 지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38명 모집, 2명 지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19명 모집 지원 비공개 △대전·유성선병원 7명 모집 0명 지원 등으로 집계됐다.
대전성모병원의 경우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방침에 따라 지원자 수를 비공개 해 지원자 수치에서 제외했다.
지역 의료계에선 이번 전공의 모집 상황에 대해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결과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미 의대정원 확대로 촉발된 전공의 이탈이 10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데다, 비상계엄 사태로 전공의를 겨냥한 포고령까지 이어지는 등 신규 지원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병원들이 이미 업무 강도와 인원 등을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정하며 체질 개선을 진행한 탓에 당장 전공의 지원 저조로 인한 병원 운영에는 큰 타격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료 공백으로 인한 병원 진료 역시 감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들은 전공의가 부족한 현 상황에 대해 점차 적응하고 있지만 진료 감축의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모습”이라며 “현재 상황이 많이 혼란스럽지만 그럼에도 여야와 의정이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특히 여야의정협의체가 지난 1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활동을 중단한데 이어 탄핵 이슈까지 겹쳐 주요 의제에서 점차 밀려나면서 현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대전을지대병원 앞에서 만난 시민 이모(42) 씨는 “얼마 전에도 응급실에 자리가 없어 타 지역으로 이송된 사례를 봤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 아니냐”며 “최근 탄핵 이슈로 의료 공백 문제가 밀려나는 것 같아 언제 해결될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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