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동안 대전을 떠나 있던 늑대 한 마리가 돌아오자 한화 이글스의 연패가 끝났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던 '늑구'가 17일 새벽 무사 귀환했고, 18일 한화는 롯데를 5-0으로 완파하며 6연패 사슬을 끊었다. 같은 날 K리그1 대전 하나시티즌도 FC서울을 1-0으로 꺾으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늑구의 축복인가.
늑구 탈출 기간 = 대전 프로스포츠 암흑기

늑구는 지난 8일 대전 오월드를 빠져나갔다. 그 이후 대전 연고 프로스포츠팀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나. 한화는 10일 KIA전부터 16일 삼성전까지 홈에서 6연패를 당했다. 대전 하나시티즌도 12일 강원FC 홈경기에서 지며 3연패에 빠졌다. 모두 대전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였다.
그리고 늑구가 돌아온 다음 날, 두 팀 모두 승리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 "진짜 범인 찾았다", "늑구 다시 가두자"는 반응이 쏟아졌다.
17일 우천취소가 전화위복

사실 한화에게는 또 다른 행운이 있었다. 17일 롯데전이 비로 취소된 것이다. 원래 한화는 이날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겨 박준영을 대체 선발로 올릴 예정이었다. 강백호도 선발에서 빠질 계획이었다.
그런데 우천취소 덕분에 18일 선발을 류현진으로 교체할 수 있었고, 강백호에게도 자연스럽게 휴식이 주어졌다. 결과적으로 에이스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랐고, 강백호도 4번 지명타자로 복귀했다.
류현진 7이닝 무실점, "승리 주역은 역시 류현진"

류현진은 베테랑다운 투구를 펼쳤다. 7이닝 동안 투구수 86개, 4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하며 시즌 2승을 챙겼다.

1회부터 삼자범퇴로 시작한 류현진은 2회말 1사 2루, 3회말 2사 1·3루의 실점 위기를 모두 잠재웠다. 5회에도 롯데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열흘간의 휴식이 오히려 약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승리의 주역은 역시 류현진이다. 효율적인 투구로 7이닝을 책임져주며 베테랑다운 피칭으로 연패를 끊어줬다"고 말했다.
페라자 3안타, 이원석 3루타 포문

타선도 살아났다.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원석이 롯데 선발 제레미 비슬리를 상대로 우전 3루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페라자가 선취점을 뽑아내는 우전 적시 2루타. 상대 폭투로 1사 3루가 되자 문현빈의 2루수 땅볼 때 야수 선택이 나오며 2-0. 강백호의 우중간 적시 2루타까지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7회에는 문현빈이 좌중간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고, 8회에도 만루 상황에서 이원석의 2루수 땅볼에 이도윤이 홈을 밟으며 5-0을 완성했다.
페라자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이원석(2안타 1타점), 문현빈(1안타 2타점), 강백호(2안타 1타점), 채은성(2안타)이 뒤를 받쳤다.
롯데 비슬리 어지럼증 조기 강판

롯데는 선발 비슬리가 어지럼증으로 2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되며 흔들렸다. 5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첫 패(1승). 타선도 5안타 무득점에 그치며 류현진에게 완전히 묶였다. 롯데는 2연패로 6승 11패가 됐다.
한화는 7승 10패. 김경문 감독은 "연패를 하면서 모두가 힘들었는데, 오늘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늑구의 귀환 덕분인지, 류현진의 역투 덕분인지. 어쨌든 한화는 숨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