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중남미·아시아 '함정 전투체계' 공략 시동
LIG넥스원이 지상방산에 한정됐던 통합전투체계 사업을 함정 및 잠수함으로 확장한다. 함정 지휘통제, 전자전, 통신장비, 데이터링크 등 역량을 융합해 중남미, 남미, 동남아시아 해군에 맞는 핵심장비 패키지를 제시할 계획이다.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달 26일 HD현대중공업(HD현중)과 함정용 지휘통제, 전자전,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함정의 두뇌를 비롯해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계약이다. 또 함정 통합전투체계 전반을 LIG넥스원이 구성한다.
HD현대와 파트너십…페루 호위함 첫 탑재
LIG넥스원 전투체계가 탑재되는 첫 대형 함정이 사용될 국가는 페루다. HD현대중공업과 페루 해군이 공동 건조하는 호위함(3400t급)과 원해경비함(2200t급)에 설치될 통합전투체계 대부분이 LIG넥스원 제품으로 채워진다
함정 통합전투체계 진출은 HD현중과 한화오션 특수선 경쟁의 수혜를 봤다. 그간 HD현중 특수선 체계종합은 한화시스템이 독점 수주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자 기조가 변했다. 해상·수중 체계개발 사업에 눈독들이던 LIG넥스원을 새 수출 사업 파트너로 맞았다.
HD현중이 주목한 것은 해상·수중 무기 및 감시 체계다. LIG넥스원은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RAM, 해궁)을 비롯해 △함대함 유도탄(비룡) △함대지 유도탄(해룡) △130mm 유도로켓(비룡)을 생산한다. 수중 유도무기로는 중어뢰(백상어), 경어뢰(청상어) 대잠어뢰(홍상어) 등을 갖췄다.
함정 통합전투체계 패키지 공급 능력도 일부 갖췄다고 평가된다. LIG넥스원은 '해상감시레이다-Ⅱ'를 비롯해 '함정용전자전장비-II 체계개발' 등을 양산중이다. 적군 탐지 및 원거리 전자공격, 유도탄 공격을 수행하는 핵심 시스템이 우리 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잠수함으로 이어지는 'HD현중·LIG넥스원' 협업
잠수함 통합전투체계 개발도 진행중이다. LIG넥스원과 HD현중은 지난 2월 '수출형 잠수함 독자모델' 개발협력 MOU를 체결했다. 두 기업은 잠수함 플랫폼을 비롯해 적군 탐지, 분석, 식별, 교전에 필요한 전투체계도 함께 구성하기로 했다.
LIG넥스원은 잠수함 체계개발 부문에서도 상당한 실력을 쌓았다. '장보고-Ⅰ' 성능개량을 비롯해 △장보고-Ⅱ 전술데이터링크 업그레이드 △'장보고-Ⅲ 선측배열센서' 공급 등의 사업을 따냈다. 최근에는 수중음향탐지기(소나,Sonar) 개발을 위한 전용 연구시설을 준공했다.
LIG넥스원이 주목하는 시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페루 △콜롬비아 △브라질이다. 아시아 시장에는 지상 및 함정 유도무기, 남미와 중남미에서는 함정 전투체계 및 유도무기에 집중하고 있다. 수주가 유력한 사업은 HD현중이 우선협상자 자격으로 참가하는 '페루 잠수함'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함정 및 잠수함용 레이다, 소나, 함정 전자전, 다대역 다기능 무전기 등에서 핵심 기술 및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라며 "유도무기는 물론 함정 플랫폼, 탑재 솔루션 등 수출제품의 다변화·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