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 무덤 통하는 수중터널 발견

수몰된 고대 이집트 항구 조사 과정에서 수중 터널망이 발견돼 시선이 집중됐다.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주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유적 타포시리스 마그나(Taposiris Magna)의 발굴 도중 클레오파트라의 무덤 위치를 알려줄 새로운 단서를 얻었다고 19일 발표했다.

관광유물부에 따르면, 이집트와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고고학자들이 참여한 공동 조사에서 타포리시스 마그나의 거대한 수중 구조물이 특정됐다. 고대 항구와 그로 통하는 터널망이 확인되자 학자들은 중요한 신전과 직접 연결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시스를 모신 타포리시스 마그나 신전과 항구를 연결하는 수중 터널이 발굴됐다. <사진=이집트 관광유물부 공식 페이스북>

뉴햄프셔대학교 래리 메이어 교수는 "터널이 신전과 직접 연결됐다면, 이집트 여신 이시스를 모신 클레오파트라가 이곳에 은밀하게 묻혔다는 가설이 힘을 받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으로 2000여 년 전 제국을 다스린 마지막 파라오다. 그리스계 왕족의 피를 이어가며 이집트어를 비롯해 다국어를 구사한 그는 교양이 풍부했고 정치적 수완을 겸비한 능력자로 전해진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등 로마제국 핵심 인사들과 관계가 널리 알려졌으며 지중해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래리 메이어 교수는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패한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에 굴복하기를 거부하고 이듬해 목숨을 끊었다"며 "그와 안토니우스는 땅에 묻혔다고 고대사에 기록됐지만 무덤의 위치는 2000년이 넘도록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대 이집트를 상징하는 클레오파트라는 소설과 영화, 뮤지컬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영화 '클레오파트라' 스틸>

이어 "이집트 해군의 지원까지 받은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알렉산드리아 서쪽 약 48㎞에 자리한 타포시리스 마그나 신전에 인접한 지중해 해저 바닥을 소나와 지질분석기로 샅샅이 뒤졌다"며 "그 결과 항만 구조의 흔적과 고대 암포라(항아리), 돌로 만든 닻, 대리석처럼 닦인 바닥면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질조사를 통해 고대의 해안선이 현재의 해안으로부터 약 4㎞ 내륙에 있었다는 것도 알아냈다. 지진 등 자연재해에 의해 이 지역이 침강했을 가능성이 드러났다.

특히 주목받은 것이 신전 지하 약 12m에 존재하는 총길이 약 1300m의 터널이다. 이 터널은 일부가 바닷물에 잠겼고 지중해 방향으로 뻗어 있다. 터널 끝부분에서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치된 석조, 현무암 대좌, 기둥 3개가 나왔다. 연구팀은 신전과 항구를 잇는 터널이 종교행사 또는 중요한 의례를 행하는 통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맵핑된 지하 터널의 일부 <사진=이집트 관광유물부 공식 페이스북>
지하 터널 일부 구간에서 나온 암포라 <사진=이집트 관광유물부 공식 페이스북>

래리 메이어 교수는 "아마 통로와 연결되는 미지의 장소는 2000년 동안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타포리시스 마그나 신전에는 이집트 여신 이시스를 모신 시설이 있는데, 클레오파트라가 스스로 이시스와 동일시한 점에서 여기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특수 수중 굴착기와 소나 지도를 이용한 추가 조사를 계획했다. 현재 진행 중인 광역 해저맵핑이 완료되면 항구와 신전, 터널의 전체상이 밝혀지고 무덤의 구체적인 위치가 드러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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