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부터 어복쟁반까지 '서울' 한식 맛집 4

이성균 기자 2024. 10. 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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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맛은 세계적인 도시와 견줘봐도 부족함이 없다. 해가 거듭할수록 입맛을 돋우는 공간도 늘어간다. 재해석하는 능력도 발군인다. 서울의 미식을 다채롭게 하는 식당 4곳을 다녀왔다. 콩국수에 미감을 불어넣고, 치킨에 한식 DNA를 주입했고, 어복쟁반과 고기구이는 맛의 경지에 올랐다.

●매력적인 고집
고미태

계절에 맞는 면 요리를 선보이는 작은 식당이다. 직접 면을 뽑고, 그에 어울리는 국물을 곁들여 근사한 면 요리를 선보인다. 공간을 채우는 건 요리사 단 한 명이다. 1인 연극인 셈이다. 혼자서 요리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등을 소화한다. 그렇지만 모든 과정은 물 흐르듯 진행된다.

메뉴도 단 한 가지, 그리고 하루 50그릇만 준비된다. 손님들의 선택도 젓가락질도 단순해진다. 가게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지만, 회전도 빠른 편이다. 국수가 탄력을 잃기 전에 후루룩 후루룩 식사를 마치기 때문이다.

올해 히스토리를 보면, 카모시오라멘(오리소금라면), 일본식 쑥국수를 지난 몇 달간 판매했고, 지금은 닭콩국수를 만날 수 있다.

면은 듀럼밀을 부순 밀가루 '세몰리나'를 활용했고, 국물은 삼계탕과 콩국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명으로 참외와 오이를 올렸다. 국물을 마시면 처음에는 인삼의 향이 강하게 올라오고, 마지막에는 콩물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 맴돈다. 또 인삼과 참외 향의 조합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진한 콩물과 다른 고미태식 닭콩국수, 여름이 지나기 전 경험해야 할 서울의 맛이다.

●콜키지 프리 고깃집
로스옥

화려한 와인 & 위스키 리스트를 보유한 한남동 고깃집이다. 게다가 콜키지 프리 혜택도 제공하고 있어 먹고 마시는 모임에 최적화된 식당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위스키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샷으로 마실 수 있는 위스키 종류도 수십 가지 준비돼 있고, 청량함 가득한 하이볼도 있다.

음식은 식당 이름에 정체성이 드러나 있다. 생듬심, 새우살, 살치살, 손차돌, 우설 등 소고기 구이를 중심으로 한우 차돌 삼합, 돼지갈비, 불고기, 어복쟁반, 김밥 육회 등 다양한 일품 요리도 곁들이거나 메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평양냉면, 설랑탕, 육개장, 돼지갈비 김치전골, 해물된장찌개, 접시만두, 모둠 수육 등 식사 메뉴와 곁들임도 골고루 갖췄다. 선택지가 많아 맛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수준급이다. 뭘 골라도 괜찮다는 의미다.

취향에 맞게 음식 순서를 정하기만 하면 된다. 고깃집으로 활용한다면 모둠 로스로 시작해 돼지갈비 김치전골 또는 냉면으로 식사하면 되고, 이북음식 전문점처럼 이용하려면 접시만두와 어복쟁반, 평양냉면 코스로 구성해도 괜찮다. 조합하는 재미, 합리적인 가격, 유연한 콜키지 프리 정책 등 몇 번을 방문해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식의 정서를 담은 치킨
효도치킨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이끄는 강민구 셰프(밍글스)와 신창호 셰프가 시작한 치킨 브랜드다. 파인다이닝 셰프들의 터치가 들어간 치킨은 무엇이 다를까?

효도치킨의 특징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반찬 감성이 깃들어 있다는 점이다. 효도 꽈리멸 치킨은 꽈리고추 멸치볶음과 치킨이 만났다.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에 버무린 치킨 위로 꽈리고추 멸치볶음이 올라간다. 마늘향이 입혀진 효도밥도 치킨과 잘 어울린다. 또 고추장 양념의 고마워 치킨은 바삭한 닭은 물론 연근튀김도 매력적이다. 매콤달콤한 양념을 입은 연금튀김은 단품으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 메뉴다. 이 밖에도 치마호크, 허니임자치마호크, 꼬뱅이무침, 효도사라다(양배추+계란샐러드), 모자떡볶이, 오뎅탕 등 치킨과 곁들임 메뉴가 잘 갖춰져 있다.

서울에서는 논현, 광화문, 한남, 고속버스터미널에 지점이 있고, 최근 뉴스를 보면 효도치킨의 세계화도 머지 않아 보인다. 파리에 직영점을 열 계획으로 K치킨의 저변도 한 단계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알등심의 선두주자
고도식 마포점

고도 높은 지역에서 자란 돼지를 앞세운 송파 고도식의 2호점이다. 식당이 있는 마포구 용강동 일대는 예로부터 고깃집들의 격전지였다. 마포갈비와 주물럭 전문점이 많았고, 고기 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맛집거리가 형성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고도식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등 공신은 당연 알등심이다. 돼지 등심에 가브리살(등심 덧살), 목살 등이 붙은 부위다. 부드러운 식감, 고소한 지방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부위다. 좀 더 기름진 부위를 즐기고 싶다면 양백 한우차돌, 항정살, 삼겹살 등을 추가로 즐기면 된다. 다양하게 깔리는 밑반찬도 장점. 그중에서도 매콤한 순두부찌개는 술안주로도 식사로도 활용할 수 있어 존재감이 뚜렷하다.

전체적인 식사는 청어알 한우육회로 시작해 알등심과 양백 한우차돌이 메인, 된장찌개와 표고밥, 냉면으로 끝내는 코스를 추천한다.

▶서울+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
여의도 이크루즈

선선한 가을이 기다려지는 건 한강에서 보내는 시간과 유람선에 맞이하는 일몰 때문이다. 여의도나 노들섬에서 하염없이 지는 해를 봐도 되고, 지인들과 한강공원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해도 괜찮다.

특별한 시간을 원한다면 여의도 크루즈에 몸을 싣자. 비용 대비 높은 만족도를 보장하는 여행법이다. 일반적인 한강투어부터 선셋, 불꽃 디너, 샴페인 디너, 달빛 뮤직 크루즈까지 다양한 옵션을 고를 수 있는 이크루즈가 기다리고 있다. 굳이 돈을 써서 크루즈를 타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똑같은 풍경도 보는 각도, 날씨, 시간에 따라 다른 매력을 보여 준다. 분명 한강 위에서 보는 서울의 모습은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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