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모니터] 지배력 약화 감수…SI 변화 촉각 | 클로봇③

김창구 클로봇 대표이사. /그래픽=최종원 기자

클로봇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최대주주의 지배력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기술특례상장(기특상) 기업 특유의 낮은 지분율 구조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증자는 경영권 안정성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딜의 핵심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와 외부 인사 영입이 맞물리며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창구 대표 '희석'…류정훈 역할 기대

7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클로봇 최대주주인 김창구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15.54%(388만3726주)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합산 지분율은 16.69%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주식 총수는 2499만2139주에서 3048만6639주로 22% 늘어난다. 희석 폭이 큰 만큼 최대주주의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배정 물량(85만3833주) 중 현금 10억원과 미청약 신주인수권증서 매각대금 범위 내에서만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다. 청약 참여 예정 주식수는 8만5383주로 배정 물량 대비 실질 참여율은 1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증자 이후 김 대표 지분율은 13.02%로 하락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권주 발생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잔여 물량을 인수하는 구조다. 증권사가 미청약 리스크를 흡수하는 구조이지만, 단기 수급 안정 장치일 뿐 지배구조 안정과는 별개의 문제다.

클로봇은 앞서 2024년 10월 상장 당시 제로원액셀러레이터투자펀드1호 합자조합, 티라유텍, 네이버가 보유한 합산 지분 7.79%에 대해 1년 6개월의 의무보유기간을 설정했다. 최대주주 경영권 안정 제고를 위해 해당 회사들을 전략적투자자(SI)로 분류하면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한다는 방침이었다.

다만 의무보유기간이 곧 해제되는 만큼, 이들이 보유한 물량이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클로봇은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의무보유기간 종료, 신규투자자 유입 등으로 인한 경영권 변동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며 "경영권 변동 및 그에 준하는 경영권 관련 이슈 발생시 당사의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규 SI 유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초반대로 내려앉을 경우, 외부 투자자가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전 두산로보틱스 기업공개(IPO)를 이끌었던 류정훈 전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영입한 점도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류 사장은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주도하며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영입 이후에는 DLS 인수와 신사업 등 클로봇의 '챕터 2'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의 기술 리더십과 류 사장의 자본시장·사업 확장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지배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클로봇은 SI 유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이 원래도 낮은 상황이라 SI 유치와 같은 경영권 방어 계획은 내부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며 "회사 규모가 커지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면 해외 투자자들은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로 밸류업, 물류로 현금 창출…투자자 설득 관건

클로봇은 상장 전 나이스평가정보의 투자용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TI-1)을 획득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상장 후 성적표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 지난해 매출액(414억원)은 상장 당시 제시했던 추정치(653억원)의 63% 수준에 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클로봇의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4.93%다. 발행가 산정 기간 동안 주가 향방이 증자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증 전 주가는 5만원 선을 상회하며 공모가(1만3000원) 대비 4배 올랐으나, 6일 종가 기준으로는 4만1050원까지 하락했다. 추후 발행가액이 낮아지면 신주 물량 확대로 지분 희석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클로봇도 이번 유증이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 훼손 요인임을 인지하고 있다. 지분 희석을 감수하더라도 외형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배정 방식인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 희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클로봇은 유증 당위성 확보를 위해 기술적 실체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유통 매장에서 실증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고객 응대 기술과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주도의 '모베드(MobED)' 얼라이언스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활용한 순찰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점검·방범 기능 관련 기술도 개발 중이다.

휴머노이드·피지컬 AI 등 장기 사업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반면, 물류 자동화는 비교적 빠르게 매출과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다. DLS 인수로 물류 분야에서 현금을 창출해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위한 장기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클로봇은 운영자금(377억원) 중 상당 부분을 휴머노이드 및 AI 로봇 관제 시스템에 투입해 소프트웨어 플랫폼 지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DLS 인수를 통해 회사 규모가 확대되면 로봇 기업 중에서도 상위권 규모로 올라설 수 있다"며 "해외 시장, 특히 미국 시장 진출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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