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대 S-Run] 제조창업의 시제품 제작 지원, 산업의 흐름 바꾼다
‘[과기대 S-Run]’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전문랩)’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현장 스토리입니다.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은 창작 활동 공간을 전국에 조성해 메이커 문화를 확산하고, 제조창업 저변 확대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에 IT동아가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을 통해 도전하는 예비창업자 및 팀들의 모습을 전하고, 그들의 고민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콜린 클라크의 산업 분류법은 경제 구조가 진보할수록 산업 구조가 농업 기반인 1차 산업에서 제조 기반인 2차 산업, 2차 산업에서 서비스 중심의 3차 산업으로 나아간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산업 비중은 2021년 기준 1차 산업이 1.96%, 2차 산업이 35.57%, 3차 산업이 62.47%로 십수 년 째 3차 산업 비중이 높아지고, 2차 산업도 제조업 내 특정 업종에만 편중돼 산업 전반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고자 우리 정부는 다각적 지원과 육성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제조창업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조창업은 제조업 내 집중 현상을 해결하고, 3차 산업에 가까운 특성과 방향성을 갖춰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 제조창업 성장 위해 헌신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이 추진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은 주목할만한 사례다. 서울과기대는 올해 5월부터 제조창업 분야의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제조창업교육, 상품성 진단, BM 솔루션 컨설팅, 소싱디렉팅 등의 사업을 진행했고, 지난 10월부터 총 15팀의 제조(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제품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제품개발 프로그램은 당초 열 팀에게 시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제조창업자들의 열악한 환경 및 지원 개선을 위해 다섯 팀(예비합격자)을 추가해 총 열 다섯 팀으로 확대 지원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한정된 예산으로 수혜팀의 확대를 위해 참여자들의 시제품 종목을 6개(금형사출, 제어계측장치, 시제품제작,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 제품디자인업, 전기전자 PCB 기구설계)로 분류하고 관련 업종에서 제품개발에 숙련도가 높은 개발사를 발굴하였다. 또한 각 개발사의 현장점검을 통해 제품개발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열 다섯 개 대상 기업 중 여덟 곳을 선정하고, 업종별 분류에 따라 네 개의 기획 인터뷰로 나눠 각각의 제조 스토리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인터뷰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으로 제조창업에 뛰어든 친환경모빌리티, 마인3디피를 만났다.
충전 없는 친환경 전기자전거를 도전하는 ‘친환경모빌리티’
최석봉 친환경모빌리티 대표는 친환경 운송수단인 전기자전거로 제조 창업에 도전한다. 최 대표는 “개발 제품은 발전겸용 전동기라는 장치를 자전거에 추가해, 외부 에너지를 쓰지 않고 내부 발전을 통해 전기 자전거로 쓴다. 페달을 밟으면 바퀴가 회전하며 전기가 발생하고, 이를 급속충전장치가 내장 장치에 저장하는 식으로 전동-수동을 겸용하는 방식”이라고 제품을 설명했다.
그가 이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10여 년에 걸친 발전기 연구로부터 시작한다. 최 대표는 “2011년부터 장석호 전기 기술자와 함께 발전기를 연구했고, 실효성 있는 제품을 구상하던 중 자전거로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작업을 시작했다”라면서, “2019년부터 발전기 효율 연구에 매진했고, 올해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공고를 접하고 단계적 성장 프로그램 지원과 제품개발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본격적인 시제품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핵심 기술인 발전겸용 전동기가 특허 제품이어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시판 제품이 아니므로 제품 규격부터 부품까지 모두 직접 정하고, 발전성능 시험 테스트를 반복하며 최적의 결과를 직접 찾아야했다. 다행히 최근 과기대 창업지원단의 제조컨설팅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했고, 국내 법령에 맞춘 제품 부품 규격과 최적화된 발전량을 고려해 제품을 재설계함으로써 해결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이제 1년에 걸친 제조 과정을 거쳐 시제품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제조 및 디자인 컨설팅이 제품 완성에 큰 영향을 주었고, 또 제품개발에 필요한 자금 측면과 전문 제조 업체와의 연계 등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반려동물 유골함으로 3D프린팅 새 시장 도전하는 ‘마인3디피’
김현석 마인3디피 대표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생전 모습을 본뜬 프리미엄 유골함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그 빈자리로 인해 펫로스 증후군 같은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히 잊기 보다도 항상 같이 있다고 생각하면 아픔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동물의 모습을 본뜬 3D 프린팅 제조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제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한 직원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면서 시작된다. 그는 “작년에 우리 직원 중 한 명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냈다. 그러면서 장례식장에 갔는데 유골함 자체가 40만 원이 넘더라. 이 금액이면 3D 프린터로 반려동물의 생전 모습을 담은 유골함을 만들면 펫로스 증후군의 해소를 돕겠다 싶어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이미 반려동물 3D 프린팅을 하는 업체들이 있지만, 마인3디피의 솔루션은 다르다. 기존 업체들의 경우 360도 카메라를 활용해 강아지의 외형을 3D 렌더링하지만, 마인3디피는 사후에 사진만을 활용해 직원들이 디지털로 외형을 구축한다. 아직까지는 소량 생산만 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 자체가 노하우이고 경쟁력 이라고 말한다.
물론 제조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잇달았다. 김현석 대표는 “처음 제품을 제조할 때 유골이 수분으로 인해 뭉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제조 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내부에 UV 램프를 설치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또 딱딱한 재질 말고도 부드러운 재질로 만드는 것도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제안해 그 부분도 도전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인3디피의 경우 3D 프린팅 기술을 갖고 있어서 시제품 과정까지는 순탄했고, 이제 마케팅이나 수익 모델을 쌓는데 공을 들일 예정이다. 김현석 대표는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컨설팅과 예산 지원으로 제품은 거의 완성 단계며, 앞으로는 장례업체나 동물병원,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사업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던 자체가 기관의 도움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 제조창업 지원에 진심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이 지원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의 제조창업 지원은 친환경모빌리티와 마인3디피 이외에도 강아지 관련 예술 작품을 만드는 어스몰뱅의 리테일 프로젝트 외 3팀 등이 있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브랜딩 및 마케팅 패키지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고 성공투자 IR 패키지, 성과공유 페스티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2차 산업과 3차 산업의 연결고리인 제조 스타트업들이 빛나는 그날을 기대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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