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설계자'는 관객의 혹평을 받아야 했나?

▲ 영화 <설계자> ⓒ NEW

[영화 알려줌] <설계자> (The Plot, 2024)

'영일'(강동원)은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다.

'삼광보안' 팀을 이끌고 있으며 이름, 나이, 출신 그 어떤 기록도 세상에 남아있지 않아 일명 '깡통'으로 불린다.

'영일'은 과거 자신과 늘 함께 해온 동료가 미심쩍은 사고로 죽임을 당하자 과연 진짜 사고였는지에 대한 의심을 키운다.

이후에도 반복해서 벌어지는 주변의 사고들을 보며, '영일'은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며 자신 역시 누군가의 타깃이 되었음을 직감한다.

한편, '영일'과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춰 온 '삼광보안' 팀원 '재키'(이미숙)는 사고사를 조작하고 실행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영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오랜 경험과 연륜만큼 예측하기 힘든 면모를 갖고 있는 '재키'로 인해 '영일'의 계획에도 변수가 생긴다.

그사이 '영일'의 의뢰인과 접촉하는 보험사 직원 '이치현'(이무생)은 유력 인사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에 그들의 사건과 관련한 정보에 쉽게 접근하게 된다.

의뢰인의 비밀 유지에 철두철미하지만 차가울 정도로 냉정한 면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누군가가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고를 쫓던 '영일'의 눈에 '치현'이 포착되기 시작한다.

<설계자>는 수도 요금 폭탄을 맞은 고시생 아들을 대신해 비밀을 파헤치는 엄마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 데뷔작 <범죄의 여왕>(2016년)을 통해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가 돋보이는 생활 밀착형 범죄 스릴러를 보여준 이요섭 감독의 신작이다.

물론, <설계자>는 원작이 있는데,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고천락, 임현제 주연의 <엑시던트>(2009년)가 그 주인공이다.

원작의 내용을 수정하면서 이요섭 감독은 "누군가 진실을 가리고 있다고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설계자>는 자신과 주변,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설계자>는 '삼광보안'이 어떻게 청부 살인을 진행하는지 초반 사건을 보여주며 빠르고 간결하게 전달해 준다.

이후 '영일'에게 청부 살인을 의뢰한 인물 '주영선'(정은채)의 사건을 통해 심리적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

탄탄한 배우들의 열연은 이 긴장감을 배가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영화의 절반이 지나간 후에 발생했다.

영화의 테마인 '진실'에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시나리오는 허점을 드러내는데, 기존까지 수립한 설계 도면을 모두 '수습 불가'로 만들어버린다.

예를 들어, 시선을 잡아끄는 자극적 이슈에 몰두하는 유튜버 '하우저'(이동휘)가 등장하는데, 그는 '영일'의 타깃이자 검찰총장 후보인 '주성직'(김홍파)의 사고를 예언해 엄청난 접속자를 끌어모은다.

사고 현장에 일명 '모스맨'이라 불리는 누군가가 존재하며 감춰진 의도가 있다는 음모를 생성한 것.

'하우저'가 모두가 이슈만을 쫓는 요즘 세태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 기능 이상을 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영일'이 의심을 하는 과정에서, '영일'이 조작한 사건을 담당하게 된 사고조사과 경위 '양경진'(김신록)의 막판 활약은 관객에게 반전의 통쾌함보다는 '머리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만다.

최근 개봉한 <댓글부대>가 '열린 결말'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결말의 해석이 관객에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설계자>는 '반전을 위한 반전' 카드를 사용했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을 크게 제시하지 않는다.

여러 캐릭터가 던졌던 '떡밥'도 온전히 회수하지 못했는데, 이런 전략은 최대한의 관객을 모아야 하는 '상업 영화'에서 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게 좋은 배우들의 열연이 나왔음에도, 관객의 '설득'에 실패한 <설계자>는 실관람 관객을 대상으로 한 'CGV 골든 에그 지수'에서 달걀이 깨질 수밖에 없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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