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페미는 맞아야” 혐오범죄 늘자…대검 “정식 재판 넘겨 가중처벌”

20대 남성이 지난 4일 밤 경남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범행 당시 편의점 내부 CCTV 화면 일부. /연합뉴스

최근 경남 진주시에서 20대 남성이 ‘숏컷’(짧은머리)을 한 여성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 2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밤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 알바생에게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스트니까 맞아도 된다”라며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A씨는 알바생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도 했다. 이를 목격한 50대 손님이 A씨를 말리자 “왜 남자 편을 들지 않느냐”며 플라스틱 의자로 머리를 내리쳤다.

검찰은 A씨의 범죄는 숏컷이 페미니스트의 외모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혐오감을 표출한 전형적인 ‘혐오범죄’라고 보고, A씨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창원지검 진주지청 형사2부(부장 곽금희)는 A씨가 평소 ‘페미니스트는 정신교육을 받아야 한다’ 생각했다는 등 여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점을 범행 동기로 공소장에 명시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런 ‘혐오범죄’는 약식기소 없이 원칙적으로 정식 재판에 넘기고, 재판 단계에서도 형이 가중될 수 있게 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혐오 범죄 자체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은 없다. 다만 범행 동기에 혐오범죄라는 점을 넣어 가중 처벌받게 하겠다는 취지다. 혐오범죄는 ‘인종·종교·성별 등에 대한 편견을 통해 그 집단 또는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에게 혐오감을 표출하는 범죄’를 말한다.

대검은 “혐오 범죄는 공동체의 핵심가치인 인간 존엄과 평등을 해치고,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범행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며 “검찰은 앞으로 혐오나 편견에 기한 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