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전기차 시장 뛰어든 기아·KG·테슬라...겨울철 주행 문제 없나

올해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 국산 2종, 수입 1종 등 총 3종의 LFP 배터리 전기차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 왼쪽부터 기아 레이 그래비티(레이 전기차 공개 직전 사진),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테슬라 모델 Y RWD(사진 = 각사 자료 사진)

국내 완성차 업계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 전기차가 올 가을 국내 전기차 시장 시험대에 오른다. 저렴한 가격과 화재 안정성을 갖춘 것이 LFP 배터리 전기차의 강점이지만 아직까지 LFP 배터리의 겨울철 주행거리가 리튬이온(NCM) 배터리 대비 짧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될 LFP 배터리 전기차는 기아 레이 EV,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테슬라 모델 Y RWD(후륜구동) 등이다.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 시스템(KENCIS) 자료를 종합해보면, 35kWh 배터리 용량의 기아 레이의 국내 인증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210km, 73.4kWh 토레스 EVX는 433km, 59kWh 테슬라 모델 Y RWD는 350km다. 토레스 EVX의 배터리 용량 수치가 가장 높기 때문에 상온 주행거리에서 다른 차량 대비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겨울철 주행거리는 여전히 걱정거리다. 기아 레이 전기차의 저온(영하 6.7도 이하) 복합 주행거리는 167km(시내 163km, 고속도로 172km), 테슬라 모델 Y RWD는 277km(시내 249km, 고속도로 312km),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는 333km(시내 310km, 고속도로 361km)다. 레이의 저온 복합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 주행거리 대비 약 20.5% 낮고, 테슬라 모델 Y RWD는 약 20.8%, 토레스 EVX는 약 2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NCM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6 롱레인지 19인치의 저온 주행거리(446km)는 상온 주행거리(483km) 대비 약 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레스 EVX의 LFP 배터리 제품은,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열 안정성을 개선된 ‘BYD 블레이드’ 제품이 탑재되지만 아직까지 NCM 배터리 대비 겨울철 주행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러한 단점에도 저렴한 가격은 전기차 잠재적 구매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430km대 주행거리를 기록한 토레스 EVX의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으로 4850만원부터 5200만원 사이인데, 이 가격은 현대차 아이오닉 5 롱레인지(5410~5885만원)와 기아 EV6 롱레인지(5260만~5995만원) 대비 저렴한 편이다. 지난달 14일부터 국내 주문 접수가 시작된 테슬라 모델 Y RWD의 가격은 5699만원으로, 2021년 설날 당시에 판매됐던 테슬라 모델 3 롱레인지(5999만원) 대비 약 300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테슬라 모델 Y RWD의 국내 주문 대수는 최소 2만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기아 레이 전기차의 가격은 나오지 않았지만, 구형 모델(91km)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복합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LFP 저온 주행거리 손해 사실...소비자 구매에 영향 안 끼친다"

국내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는 지난해 12월 29일 공개한 ‘리튬이온배터리 저온성능 저하 개선방법은?’ 보고서를 통해 “낮은 리튬 확산도와 저온에서의 전기 전도로 인해 LFP 배터리가 NCM 배터리 대비 겨울철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급격히 감소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SNE 리서치가 우려한 LFP 배터리 성능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SNE 리서치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연간 전 세계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 따르면, 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2018년 판매량은 전체 8%에 해당되는 11만 3385대였지만 2022년 301만 8613대(40%)로 급증했다.

전문가들도 LFP 배터리의 저온 주행 성능이 올 가을 판매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9월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73.4kWh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사진=KG 모빌리티)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지역은 기온이 낮은데 LFP 배터리 탑재한 모델 3 같은 모델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LFP를 개발 의지를 보이는 것은 가격 문제가 가장 컸을 것”이라며 “일반 구매자들 입장에선 겨울철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것보다 당장 직접 사고 싶은 전기차의 보조금 혜택 유무와 구매가격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장거리 주행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요인 중 하나 충전 인프라 확보인데, 이는 NCM이나 LFP나 모든 배터리 전기차도 예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중국 배터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저온 주행거리 하나 가지고 LFP 배터리 차량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 LFP 배터리 전기차로 입지 확대 노린다

주우정 기아 CFO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비정상적으로 보일 정도로 격화될 것"이라며 "전기차 판매로 인한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것에 대해 더 무게를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략의 핵심이 될 모델은 기아 레이 전기차 뿐만 아니라 올해 3분기 중국에서 공개될 예정인 준중형 전기 SUV EV5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중국에 판매될 EV5에는 LFP 배터리가 탑재되며, 우리나라에 판매될 EV5는 NCM 배터리가 들어간다. 배터리 용량은 양쪽 모두 82kWh다. 국내 판매용 EV5는 스탠다드 5000만원대, 롱레인지 5700만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LFP 배터리가 탑재되는 EV5도 이와 유사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분기 출시 예정인 기아 레이 전기차가 위장막으로 감싼 채 경기도 과천 일대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 (사진=블로터)

1년 넘게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판매할 수 없었던 KG 모빌리티는 토레스 EVX가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토레스 EVX는 최적화된 BMS(배터리 관리시스템) 설계로 1회 완충 주행거리가 일상적인 생활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서울시청에서 부산시청까지 거리(약 403km)를 넘어서는 국내기준 420km 이상의 주행거리 성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LFP 배터리 전기차 시장 경쟁을 펼처야 하는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모델 Y RWD 보조금을 지원받게 되면 4000만원 후반 또는 5000만원 초반에 구매 가능하다”라며 “테슬라 추천 프로그램 혜택까지 적용하면 66만 원의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 패밀리카 또는 첫 전기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까지 테슬라 차량들의 국내 평균 국고보조금이 200만원대인데, 모델 Y RWD의 경우 이미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 100% 지급 기준(5700만원)에 충족하기 때문에, 최소 500만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직 환경부는 기아 레이, 토레스 EVX, 모델 Y RWD에 대한 국고 보조금을 확정짓지 않았다.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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