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시장 기대치 하회...일회성 비용 영향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공장 내부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아쉬운 비용 통제로 수익성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8일 3분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이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부진이 깊었던 2023년 3분기와 견줘 매출은 17.21% 늘었고 영업이익도 274.49% 증가했다.

반면 메모리반도체 회복세로 비교적 긍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던 직전 분기에 비해 매출은 6.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84%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종합)인 매출 80조9000억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반도체(DS)부문을 중심으로 성과급 관련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일회성 비용이 일시에 반영되며 실적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반도체 업황 호조로 초과이익성과급(OPI)이 크게 확대된 결과다.

스마트폰향 D램과 낸드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며 판매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기업의 구형(레거시) 제품 공급 확대로 전분기보다 평균판매가격(ASP)의 상승세가 제한되고, 출하량 역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실적추이 /자료 제공=삼성전자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었던 HBM3E(5세대)의 성과가 저조했던 점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HBM3E 8단 품질 인증이 장기화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아직 납품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다만 DS부문을 제외하면 완제품(DX) 부문은 삼성전자의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 신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하반기 주요 고객인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수혜를 입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공시와 함께 DS부문장인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의 설명을 냈다.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게 실적 부진의 책임을 표명하고, 재도약과 개선 방안을 밝히는 내용이다.

전 부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 준비와 조직 기강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전 부회장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며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