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포커스] 미국 월가에 화려하게 데뷔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의 성공이 태평양을 건너 국내 금융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달러와 1대1로 연동되는 코인'이라는 단순한 사업 모델을 넘어 기존 결제 인프라를 뒤흔들 '파괴적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으면서다. 이와 맞물려 대선 공약이었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급부상하며, 국내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13일 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 서클은 최근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지털자산 기업임에도 이해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 ▲고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미국의 법제화 추진에 따른 정책적 안정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장은 서클을 단순히 달러를 운용하는 '현금성자산 운용사'가 아닌, 기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는 '차세대 결제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전환은 향후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한국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의 정책 드라이브에 대응하고 디지털 금융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적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정부의 추진 의지는 구체적인 인선과 입법 조치로 확인된다.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자산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의 김용범 대표가 임명된 것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과거 리서치 자료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수차례 역설해온 인물로, 그의 발탁은 사실상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입법부의 움직임도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 시안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이 포함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제도적 기틀 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안착하면 국내 기업 생태계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맞이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크게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금융 서비스 개발 ▲기업 운영 효율화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세 갈래 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서클의 성공 사례처럼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의 '프로그램 기능(Programmability)'을 활용한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들이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탑재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금융 상품과 결제 서비스의 등장을 촉진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가상자산을 넘어 기업의 송금·결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미래 금융 인프라의 패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포커스 곽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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