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E&A가 올해 1분기에 4조6277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연간 가이던스 12조원의 39%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91.4% 증가한 액수다. 다만 같은 기간 첨단산업 부문의 매출은 25.3% 감소했다. 평택 반도체 주요 프로젝트가 종료 단계에 들어가면서 부문별 매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27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삼성E&A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2674억원, 영업이익은 188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1%, 영업이익은 19.6% 증가했다. 또 매출이익률 15.2%, 영업이익률 8.3%로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가이던스 대비 매출 23%, 영업이익 24%를 1분기에 달성했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 2774억원과 비교하면 32.2% 줄었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 대형 화공 플랜트와 국내 산업환경 플랜트 매출이 집중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보면 화공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화공 매출은 1조12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매출이익률은 16.0%로 3.9%p 개선됐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매출인식 단계에 진입한 영향이다. 파딜리 가스 프로젝트의 수주잔액은 5조7940억원이며 준공 예정 시점은 내년 9월이다. 지난해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2조8381억원으로 전체의 31.4%를 차지했으며 2024년 10.9%에서 약 3배로 확대됐다. 수주잔액 가운데 중동·북아프리카 비중이 56%를 차지한 배경이다.
첨단산업 부문은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1분기 매출은 57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3% 줄었고 매출이익률은 13.9%로 1.3%p 하락했다. 평택 P3와 P5 프로젝트 잔액은 각각 127억원, 285억원으로 종료 단계에 진입했다. 최대 규모인 P4의 수주잔액은 2조7128억원이며 준공 예정 시점은 내년 12월이다.
삼성E&A의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7.7%에서 지난해 22.0%로 하락했고 첨단산업 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4조5936억원에서 2조5312억원으로 축소됐다. 1분기 첨단산업 신규 수주 역시 8605억원으로 분기 전체의 18.6%에 그쳤다.

에너지전환 부문의 성장은 본격화됐다. 1분기 매출은 56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6.9% 증가했고 매출이익률은 14.8%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의 피닉스 바이오리파이너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타지즈 메탄올, 미국 와바시 수소 등 신규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시작되면서다. 다만 1분기 신규 수주 내 비중은 12.8%로 지난해 연간 수주의 54%를 차지했던 흐름과 대조적이다.
삼성E&A의 향후 실적은 파이프라인을 실제 수주와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삼성E&A의 파이프라인은 16건, 268억달러(약 38조원) 규모다. 사우디 SAN-6, 카타르 우레아, 멕시코 파시피코 메시놀, UAE 팔콘 PLA 등이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상품별로는 석유화학(45%)과 청정에너지(30%)가 큰 축이다. 기본설계에서 설계·조달·시공(EPC)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51%로 수익 가시성이 높다. 다만 파이프라인에서 첨단산업 신규 프로젝트가 제외돼 매출 공백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이다. 순현금은 3조5614억원으로 직전 연말 대비 24.0% 증가했다. 부채비율 126.5%는 EPC 사업의 특성상 프로젝트 진행에 선수금이 유입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E&A의 1분기 실적에서는 화공·에너지전환 부문의 성장이 첨단산업 매출 감소를 상쇄했다. 이에 첨단산업 신규 수주 확보 시점, 파딜리 등 화공 대형 프로젝트 진행률,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에너지전환 부문의 수주 회복 여부가 향후 변수로 꼽힌다.
삼성E&A 관계자는 “중동, 동남아, 중남미 등 기존 활동 국가의 입찰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사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산업설비 및 바이오 플랜트를 중심으로 관계사 및 기존 고객 외에 신규 고객도 발굴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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