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초점을 두고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로 초기 투자 단계인 기업에 자금을 투입한 뒤 협력관계를 구축해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18일 네이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국내 AI스타트업 △앵커노드(생성형AI 기반 게임 제작) △스콘(버추얼 콘텐츠 제작) △포도노스(음성AI 분석) 등 3곳에 대한 직접투자에 나섰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를 설립하고 첫 투자처로 '트웰브랩스(멀티모달AI)'를 지목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 기업 퓨리오사AI의 초기 투자에 참여해 AI플랫폼,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이어왔다. 올해 스타트업 투자도 마찬가지로 게임, 버추얼 콘텐츠 분야에서의 기술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가 올해 사내 투자조직 D2SF를 통해 10억원을 투자한 앵커노드는 이미지, 모션, 배경 등 게임의 아트워크를 AI로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을 제작한다. 이는 버추얼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네이버가 15억원을 투입한 스콘도 버추얼 콘텐츠 제작 기술을 개발한다. 네이버가 확보한 앵커노드와 스콘 지분은 각각 3.17%, 7.32%다.
버추얼 콘텐츠 제작은 AI 분야에서 관심도가 높아진 기술이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고, AI가 학습할 동영상 데이터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네이버는 지난해 출시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치직'과 라이브 커머스에 버추얼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 클립(숏폼)에도 영상 자동생성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AI 자동생성 콘텐츠는 유튜브 쇼츠, 틱톡 등을 포함한 플랫폼 시장 전체에서 수요가 높아졌다.
올해 네이버가 7억원을 투입해 지분 5.11%를 사들인 스타트업 포도노스는 음성 AI 분석, AI모델 분석·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음성 AI기술은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AI에이전트(비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구글의 AI에이전트 '노트북LM'도 AI를 활용한 분석·요약 콘텐츠를 팟캐스트처럼 음성으로 전달해 호응을 얻었다. 네이버도 검색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AI브리핑'을 AI에이전트로 발전시키는 데 음성 AI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신규 연결 대상으로 편입된 네이버벤처스의 첫 투자처 트웰브랩스는 네이버와 AI기술·서비스 개발의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멀티모달 AI기술을 개발한 이곳은 최근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부 사업인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지원할 때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했다. 트웰브랩스는 AI모델·플랫폼 개발·운영에 필요한 데이터 학습에 기여한다.
하지만 네이버가 고집하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모든 투자 대상이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인수 제안을 받은 퓨리오사AI처럼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는 비용 대비 이익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술 스타트업이 네이버와의 향후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를 모색하도록 투자 방향을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네이버의 직접적인 기술 투자를 보여주는 연결기준 연구개발(R&D) 비용은 1조38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진행 중인 R&D사업 역시 AI에이전트, 온디바이스AI 등 AI에 치중돼 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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