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승무원들에게 ‘VIP’는 다른 뜻이라는데...

윤희영 기자 2026. 1. 2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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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승무원(flight attendant)들이 나를 바라보며 “VIP”라고 속닥거린다(speak under their breath). VIP는 흔히 ‘Very Important Person’ 약자로 쓰이니, 내가 매우 중요한 인물임을 알아봤다고 우쭐하면(feel conceited) 크나큰 착각이다. 승무원들 은어(slang)로 VIP는 ‘Very Irritating Person’, 즉 ‘매우 짜증나게 하는 사람’을 뜻한다.

영국의 한 항공사 승무원이 익명으로 기내 ‘암호’를 공개해(anonymously reveal in-flight ‘secret codes’) 화제다. 더 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VIP가 아니라 Bob이나 BOB으로 불리면 한껏 기분 좋아해도(be in high spirits) 된다. 최상의 찬사(highest form of compliment)이기 때문이다. Bob은 ‘Babe on board’, 말하자면 ‘매력적인 탑승객’의 줄임말(abbreviation)이다.

한 승무원이 “Bob이 떴다”고 전파하면 다른 승무원들(cabin crew)도 그 승객의 좌석 위치를 공유한다. “Hot Coffee in 3B”라는 식으로 서로 알리고 특별히 친절히 대하며 음료·간식도 더 챙겨준다. 심지어 냅킨에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는(hand it over) 승무원도 있다고 한다. BOB은 ‘Best On Board’의 약어로, Bob과 혼용된다(be used interchangeably).

‘Mermaid’는 무슨 뜻일까. ‘인어’처럼 비스듬히 앉아(sit at an angle) 옆 좌석까지 불편 끼치는 진상 승객을 비꼬는 용어(a term used sarcastically)다. 이·벼룩(flea) 할 때 이(louse)의 복수형 lice를 써서 ‘Gate Lice’라고 하면, 기내 출입구에서 무질서하게 오가며 다른 승객들의 탑승을 방해하는 초보 여행자(inexperienced traveler)들을 가리킨다.

‘Blue Juice’는 화장실(lavatory)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파란색 주스’로 변기 세정액(toilet cleaner) 색깔을 빗댄 것이다. 그런가 하면 ‘Code Adam’은 아동 실종 상황을 뜻하고, ‘빙빙 돌다’라는 동사 spin을 활용한 ‘Spinner’는 좌석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는 승객을 지칭한다.

‘Crop Dusting’이라는 은어도 있다. 원래 비행기로 농약을 살포하는(spray agricultural pesticides) ‘항공 방제’의 뜻인데, 방귀를 참을(hold in their fart) 수 없을 때 통로를 따라가며(walk down the aisle) 골고루 살포하는 행위를 말한다.

비상 상황 때 승객들의 공포와 불안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암호도 있다. ‘7500’은 납치 위협(hijacking threat)과 같은 심각한 사태를 알리는 신호이고, ‘Code 300’ 또는 ‘Angel’은 기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메시지다. ‘ABP’는 비상 시 도움을 줄(assist in an emergency) 수 있는 ‘Able-Bodied Passenger(신체 튼튼한 승객)’의 줄임말이다.

‘Philip’은 ‘VIP’보다 더한 최악의 승객을 일컫는 암호다. ‘Passenger I’d Like to Punch’의 머리글자 조합(acronym)이다. 말하자면 ‘한 대 쥐어박고(give a good smack) 싶을 정도로 얄미운 승객’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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