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에 사자 25마리가 늘어져 쉬고 있었습니다.
그 바로 옆으로 수컷 기린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와 고개를 숙였어요. 물을 마시려고요.
사자들의 눈이 일제히 기린에게 꽂혔습니다.
사자 25마리 앞에서 물 마신 기린

촬영자 닐은 늦은 아침 이 물가에 도착했어요. 처음엔 커다란 사자 무리가 쉬는 모습만 지켜보고 있었대요.
그런데 기린이 나타났어요. 사자들을 못 본 건지, 무시한 건지 태연하게 물을 마셨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린이 너무 무모해 보였다고 해요.
결국 사자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한꺼번에 기린을 향해 달려들었어요.
발톱이 가죽을 긁는 순간

사자들의 발톱이 기린의 가죽을 긁었어요.
그 순간 기린이 뛰기 시작했어요. 촬영자는 자동차 경주 선수처럼 빠른 반응이었다고 표현했죠.

긴 다리로 성큼성큼 내달린 기린은 결국 사자 떼를 따돌렸어요.
기린은 무모했던 게 아니라, 언제든 도망칠 준비가 돼 있었던 거예요.
지옥에서 온 발차기
기린의 진짜 무기는 다리예요.
크루거 국립공원에서는 암사자들에게 포위된 기린이 앞뒤로 번개 같은 발차기를 날리는 장면이 찍혔어요.
촬영자 토코자니 파카티는 이 발차기를 '지옥에서 온 발차기'라고 불렀어요.
사자들은 번갈아 가며 기린을 괴롭혀 지치게 만드는 작전을 썼어요. 하지만 누구도 기린 다리 근처로는 쉽게 다가가지 못했죠.
기린의 발차기는 머리나 목에 제대로 맞으면 사자도 죽일 수 있을 만큼 강하다고 해요.
사자를 짓밟고 탈출한 늙은 기린

남아공 클라세리 보호구역에서는 더 극적인 일이 있었어요.
사자 무리가 아주 늙은 수컷 기린을 덮쳤어요. 한 마리는 등에 매달려 목을 물고, 다른 사자들은 뒷다리에 매달렸죠.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싸움은 무려 5시간이나 이어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승리한 건 기린이었습니다. 사자들을 발로 짓밟아 떼어내고 탈출에 성공했대요.
이 장면을 찍은 가이드는 자기 가이드 인생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했어요.
엄마 기린의 발차기

새끼를 지킬 때 기린의 발차기는 더 무서워져요.
크루거에서는 엄마 기린이 다른 사자에게 맞서느라 잠깐 떨어진 사이, 사자 한 마리가 새끼 기린에게 덤벼들었어요.

새끼는 엄마를 부르며 버텼어요. 그리고 엄마가 달려와 남은 사자들을 발로 차서 쫓아냈죠.
키 5m가 넘는 동물이 내리꽂는 발굽이니, 사자도 함부로 덤빌 수 없는 거예요.
여러분이 사자라면 이 기린 다리 밑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