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서, 전장(戰場)의 안개 밝히기]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 자위대가 무섭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본의 시선은 북쪽 러시아가 아니라 서쪽 중국과 남쪽 섬들로 향합니다. 전차는 바퀴 달린 기동전투차로 바뀌어 섬으로 빠르게 날아가고, 헬기함은 F-35B를 태운 경항공모함으로 변신했습니다. 하지만 약점도 있습니다. 비싼 전투기를 지켜줄 '엄체호'는 부족하고, 기지는 소수에 집중되어 있죠. 억지력은 커졌지만 생존성이라는 숙제를 안게 된 일본의 속사정, 지금 확인해보시죠."
숨은 의도: 일본의 전력 변화는 단순한 현대화가 아니라 '거점 방어'에서 '원거리 투사'로의 체질 개선이다.
구조적 모순: BMD(방패)와 경항모(창)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기지의 기초 방호(엄체호)가 부실하다는 점은 다카이치 내각이 '보여주기식 강한 군대'와 '실질적 생존' 사이에서 겪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강경 우파 다이키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자민당 단독으로 전체 중의원 의석의 3분의2를 넘김으로써 다카이치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그는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에 도전하겠다"며 평화헌법 개정을 시사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빼앗긴 '전쟁 수행' 자격을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의도다. 그 주요임무는 일본자위대가 맡을 것이다. 현재 일본 자위대는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어느 정도 될까. 짐작하는 것보다 위협은 더 실제적이다.
다카이치 총리이 공언한대로 자위대 예산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신형 전투기와 함정, 미사일 전력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언뜻 보면 우려스러운 재무장처럼 보이지만, 자위대의 임무 구조와 무기체계 배치 방식을 들여다보면 그 방향은 분명하다. 이들의 시선은 중국을 향해 있다.
자위대 변화의 거시적 배경은 2022년 개정된 안보 3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다. 일본은 여기서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했고, 2026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투입하겠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세부 설계에 있다. 어디에 무엇을 배치하는지를 기준으로 볼 때, 자위대는 철저히 ‘대중국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무기의 속도만큼 정치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보통국가화’를 내세운 정치 행보는 여전히 주변국의 불신과 경계심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다. 이 글은 자위대의 변화를 육상·공중·해상·미사일 전력의 측면에서 짚어보고, 어떤 점에서 이런 행보가 우려스러운지도 짚어본다.

열도 최후 방어선, 육상자위대
전통적으로 육상자위대는 ‘열도 방어’라는 지정학적 조건 아래 일본 본토의 최후 안전판을 맡아왔다.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가 바다와 하늘에서 적의 접근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최종적으로 상륙한 적을 섬 내에서 격멸하는 것이 육상자위대의 핵심 임무였다.
냉전 시기 일본의 가상적국은 소련이었으며, 홋카이도 북방 약 40㎞ 떨어진 쿠릴 열도와 사할린에서 소련군과의 대치 상황이 전제되었다. 당시에는 소련의 대규모 기갑부대가 홋카이도에 상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전차 및 야포 등 기갑 중심의 전력을 운용했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 전략 환경이 급변하면서, 일본의 안보 초점은 북방으로부터 서남쪽으로 전환되었다. 오늘날 육상자위대의 주된 우려는 동중국해에서의 회색지대 도발 혹은 중국의 난세이 제도(오키나와에서 요나구니까지 약 1,200㎞ 길이의 섬들) 기습 점령 시나리오에 집중되어 있다.
변화한 위협에 맞게 육상자위대는 전력 구조를 개편 중이다. 기존의 74식 전차와 같은 궤도 기반 기갑전력은 점차 퇴역시키고, 대신 민간 인프라 활용이 가능한 고속 바퀴형 전투차량인 16식 기동전투차로 대체 중이다.
기동전투차는 장갑과 돌파력 면에서는 전차에 못 미치지만, 신속한 해상·항공 수송이 가능해 도서 지역 등에 빠르게 화력을 전개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중국의 도서 상륙·점령 위협을 염두에 두고 신설된 수륙기동단은 대한민국 해병대와 비슷한 임무를 가진 부대로, 남서 도서에 대한 강습과 역습을 중심으로 훈련하고 있다.

지상에서 취약함을 보이는 항공자위대
일본은 약 3,000㎞인 영토 위에 늘어진 영공을 위한 넓은 방공식별구역(ADIZ)을 운용하고 있다. 냉전 시기부터 러시아와 중국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전투기와 폭격기들을 빈번히 진입시켰으며, 이 패턴은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2025년 1분기(1~3월) 스크램블 발진(긴급 출동)은 157회다. 이는 대한민국의 동 기간 스크램블 43회와 비교 시 3배를 넘는 수치로, 공중자위대가 평시에도 고강도 감시, 요격 임무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은 탄탄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동북아에서 지속적으로 강력한 공중 전력을 유지해 왔다. 1980년대부터 F-15J 전투기를 대량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F-35A/B를 147기 도입할 계획으로, 이 중 상당수가 이미 전력화되었다. 여기에 E-767 조기경보통제기, E-2D 조기경보기, KC-767 공중급유기, 전자전 플랫폼까지 갖추며,첨단 다층 감시망과 제공권 확보 능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 방위성 내부와 안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자위대 전투기의 지상 운용 환경에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주요 전투기들이 미사와, 하마마쓰 등의 소수 기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을 적절히 보호할 엄체호(이글루, 전투기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동굴)도 부족하다.
유사시 중국의 방대한 탄도 및 순항미사일 선제공격 시 지상에서 대량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이후 일본 내에서도 이런 지적을 받아 방위력 정비계획에 따라 기지 분산 추진 및 엄체호 강화를 공약했으나 예산 집행과 공정이 지연 중이다.
즉, 제공 역량이라는 전통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일본 항공자위대는 중국의 탄도탄 선제 타격 및 포화공격에 대응할 지상 생존성 측면에서 허점을 안고 있다.

전통적 해상 강자,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는 자위대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강한 정예 전력을 보유한 군종이다. 그 배경에는 일본의 지정학적, 경제적 구조가 있다. 일본은 전체 에너지 수입의 약 90% 이상, 곡물 및 원자재 대부분을 선박으로 수입하는 해양 국가이며, 해상교통로의 안정 없이는 산업 경제 전체가 마비된다.
최근 해상자위대는 중국 해군의 급격한 질·양적 확대, 특히 DF-21D와 DF-26 등 대함 탄도미사일의 실전배치를 고려해 다층형 탄도미사일 방어(BMD) 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마야급 이지스함은 SM-3 Block IIA 요격미사일을 탑재해 고고도 중간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며, 2022년 실사격에 성공하며 그 역량을 입증했다. 여기에 2027~28년 취역을 목표로 건조 중인 차기 이지스함(ASEV)은 SPY-7(V)1 AESA 레이더를 탑재한다. 이는 BMD(탄도미사일 방어체계)용으로 최적화된 최신 레이더로, 다수의 고속 표적을 동시 탐지·추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중국이 추진 중인 대함 타격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기존 이지스함인 아타고, 공고급의 역량을 종합하면 일본이 중국 해군의 장거리 타격, 특히 대함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특정 전역 단위를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상자위대는 전통적인 수송·대잠 작전용 플랫폼이던 이즈모급 헬기탑재 호위함(DDH)을 경항공모함 수준으로 개조하고 있다. 이즈모함은 2023년, 카가함은 2024년 개장을 완료했으며, F-35B의 이착륙을 위한 비행갑판 강화 및 관련 운용 테스트를 미국 해병대와 공동 수행했다. 이를 통해 F-35B 10기 이상이 탑재 가능한 해상 타격 자산으로 변모했다.
F-35B는 특유의 수직 이착륙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 남서도서(난세이 제도)와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분산 전개가 가능하며, 정보·감시·정찰(ISR)과 제한적 정밀타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공군기지가 포화공격을 받을 상황에서도 해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공작전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전투기 전력의 지상 기지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적 의미도 있다.
또 하나의 핵심은 잠수함 전력의 강화다. 일본은 타이게이·소류급을 중심으로 대량의 재래식 잠수함 전력을 운용 중이며, 이들 전력은 거대한 크기로 인한 작전 지속성과 발전된 기술로 인한 정숙성을 가지고 동중국해 및 주변 해역에서 효과적으로 중국 해군의 활동을 억제한다.
이러한 잠수함 전력은 평시에는 중국 해군의 대잠망을 교란하고, 유사시에는 서해–동중국해–남중국해를 잇는 주요 해양교통로를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동시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도 정합성이 높아, 미·일 연합 작전에서 정보·타격 자산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해상자위대는 단순한 방어력을 넘어서 일본의 전방 억제 태세를 견인하는 핵심 전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일본의 새로운 창, 미사일 전력
자위대가 최근 가장 집중적으로 확충하고 있는 전력은 바로 '미사일 전력'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전수방위(專守防衛, 오로지 지키는 방위, 평화헌법의 핵심)’ 원칙 아래에서 공세적 무기 보유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미사일은 그 특성상 장거리, 선제적 타격 능력을 내포하고 있기에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무기체계였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중국의 군사력 확충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한 정치적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 결과, 일본은 기존의 미사일 전력을 단순한 방어 수준에서 벗어나, 전략적 억제와 반격을 위한 적극적 수단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개량이다. 기존의 12식 미사일은 약 200㎞ 수준의 사거리를 갖고 있었으나, 개량형은 이를 1,000㎞ 이상으로 확장해 일본 본토에서 중국 해안 또는 한국 부산~전라도 남부까지 사격이 가능해졌다. 이 개량형은 여러 발사대에서 사격이 가능하도록 제작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양산 및 실전배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은 2023년부터 미국으로부터 400발에 이르는 토마호크 블록 IV/V 순항미사일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 미사일은 약 1,600㎞에 달하는 사거리를 바탕으로 적의 주요 군사기지, 지휘통제시설, 항공기 격납고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일본은 이를 아키즈키급 및 마야급 호위함에 통합할 계획이며, 향후 잠수함 발사형으로도 운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더불어 일본은 현재 도서방위를 위한 ‘고속활공탄’(HVGP: Hyper Velocity Gliding Projectile)을 개발 중이다. 이 무기는 고고도에서 활공하며 속도와 기동을 통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극초음속 활공체로, 사거리를 500㎞ 이상 확보하고 향후 3,000㎞까지 확장하는 2단계 계획이 있다. 특히, 난세이 제도에 배치되어 유사시 중국 해안이나 동중국해 상공 내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진출을 견제할 핵심 수단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미사일 전력의 확충은 단순히 일본의 전술적 자산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전략적 함의는, 일본이 반격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북한이 도서 점거 혹은 국지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일본은 기존의 방어 중심 공중·해상 전력 외에도 본토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통해 적 핵심 표적에 즉각적인 보복을 가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게 되었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난세이 제도와 같은 지역은 전시에 선제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일본의 반격 능력은 적이 이 지역에 대한 공격을 결심하기 전에 그 대가를 심각히 고려하도록 만든다. 결과적으로
자위대의 미사일 전력 확충은 단순한 화력 증강이 아니라, 일본의 안보 전략 자체가 방어적 억제에서 ‘공세적 억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다.

정치의 속도와 '신뢰 부족' 우려
오늘의 일본이 여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정치가 먼저 길을 냈기 때문이다. 2022년 발표된 '안보 3대 문서 개정'은 일본의 안보 정책을 전환시킨 결정적 계기였다. 여기서 일본은 ‘반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하고, 방위비를 GDP의 2%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2023~2024년에는 ‘방위장비이전 3원칙’이 연쇄 개정되면서, 기존에는 금지되던 면허 생산 무기의 제3국 이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자위대의 역량 강화 및 정치적 완화가 지역 안정으로 곧장 이어지진 않는다. 이를 바라보는 주변국의 시선은 다르다. 과거사를 온전히 정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군비 강화와 수출 규제 완화는, 방어가 아닌 위협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불신은 두 겹의 잔여로 남는다. 첫째는 ‘역사와 신뢰의 잔여’다. 말끔히 지워지지 않는 앙금 같은 것이다. 일본의 군사력 강화는 단순한 방위 역량 확충을 넘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메시지로 해석된다.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교과서 왜곡 문제처럼 역사적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신무기 체계의 도입, 장거리 타격 능력 배치, 원거리 전개 태세 강화 등은 일본이 영향력 투사를 의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속한 전력 확충은 이웃 국가들로 하여금 일본의 전략을 방어보다 공세로 의심하게 만든다.
둘째는 ‘안보 딜레마의 잔여’다. 국가가 스스로의 억지를 위해 취한 조치가 타국에는 위협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긴장을 높이는, 안보 딜레마의 전형적인 구조다. 일본이 주장하는 ‘억지의 강화’는 중국과 한국의 방위전략 재조정, 전력 증강을 유도해 역내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무기체계의 신속한 확대, 전진배치 등의 행위가 명확한 방어 개념과 상호 신뢰 없이 추진된다면, 그 의도가 방어인지 공세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지역 내 불신만을 증폭시킬 수 있다. 억지력은 상대의 위협 인식을 고려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성을 갖는다. 그렇지 않다면, 억지는 안정이 아니라 불안정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결국 일본 자위대의 변화는 단지 ‘강해지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강해지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 일본은 무기 체계의 정비, 전력의 배치, 작전개념의 재설계를 통해 전략적 억제력을 분명히 높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안보의 진짜 지속가능성은 상대가 느끼는 신뢰, 즉 ‘당신이 나를 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자위대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억지 구조를 편성하는 이 시점에, 일본 정치가 ‘신뢰의 기술’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동아시아의 안정을 좌우할 질문은 그 지점에 있다.<끝>
※ 하준서는 동국대학교 정치학과에서 국제관계학, 그 중에서도 국제안보를 전공하고 있다. 전쟁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해야 이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구성된 학문 속에서 이론, 데이터, 현장의 관찰을 삼각 검증하고 정책에 닿는 지식을 만드는 것을 목표한다. 주된 관심은 무기체계와 전력구조의 진화가 전쟁의 발발, 지속, 종결, 그리고 억제의 문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