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 등 호조… 대기업 매출 1년 만에 반등, 중기는 고전

국내 기업 1분기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반도체와 운수업 등 제조 대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과 수익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전분기 대비 모두 증가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은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 2962개 기업 중 조사대상 3979개 기업(제조업 2414개, 비제조업 1565개)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외감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분기 -1.3%에서 1.2%로 상승 전환하며 성장성이 개선됐습니다.

특히 제조업 부문은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 0.9%에서 올해 1분기 3.3%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도 -4.0%에서 -1.6%로 감소폭이 축소됐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경기 회복에 온도차가 나타났습니다. 대기업이 -1.3%에서 3.0%로 성장세로 돌아섰으나, 중소기업은 -1.5%에서 -6.9%로 감소폭이 확대됐습니다.

총자산증가율 전기 比 2.8% 올라.. 2년 만에 최고치

총자산은 업종별, 규모별 모두 상승, 올해 1분기 2.8%로 역대 최고 기록을 냈던 2022년 1분기(3.7%)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역대 분기별 총자산증가율의 평균값 1.4%의 두 배 수준입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지난해 1분기 2.7%에서 올해 1분기 3.3%로 상승했으며 비제조업은 0.9%에서 2.1%로 상승했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기업은 1.8%에서 2.6%로 중소기업은 2.4%에서 3.8%로 상승했습니다.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습니다. 수익성 지표를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분기 5.4%로 전년 동기 2.8% 대비 크게 상승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지난해 1분기 2.5%에서 올해 1분기 5.4%로, 비제조업은 3.2%에서 5.3%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특히 기계 및 전기전자업은 -3.1%에서 5.6%로, 자동차 및 운송장비업은 3.3%에서 6.0%로 큰 폭으로 개선됐습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금 발생, 그리고 신조선가 상승,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매출 호조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한은은 분석했습니다.

전기가스업 역시 같은 기간 -7.2%에서 7.2%로 대폭 개선됐는데 전력도매가격(매출원가) 하락에 따라서 수익성이 좋아졌습니다.

반면 중소기업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대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2.4%에서 올해 1분기 5.7%로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4.7%에서 3.8%로 하락했습니다.

또한 기업들의 안정성 지표는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92.1%로 전분기 89.2% 대비 상승했습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부채비율이 증가했습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전분기 25.4%에서 1분기 25.7%로 올랐습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치이며, 차입금의존도는 기업의 총자본 가운데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과 회사채를 합한 값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합니다.

강영관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등 기계·전기전자업이나 운수업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선됐다"면서 "다만 대다수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등도 전반적으로 악화돼 재무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