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전북 임실의 옥정호는 그야말로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호수 위를 걷는 스릴을 넘어, 불과 4개월 만에 25만 명 가까운 발걸음을 이끈 명소.
그 중심에는 아찔한 스카이워크를 자랑하는 ‘옥정호 출렁다리’와 사계절 꽃이 피어나는 ‘붕어섬생태공원’이 있다.
오는 8월 19일 안전 점검과 보강을 마친 뒤 재개장을 앞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다.

옥정호 출렁다리의 성공은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임시 개장 당시 불과 몇 달 만에 누적 방문객 105만 명을 돌파했으며, 2025년 재개장 후에는 단 4개월 만에 유료 입장객만 24만 8천여 명을 기록했다. 특히 가정의 달 5월 25일 하루에는 9,300명이 몰리며 개통 이래 단일 최다 방문객 수를 경신했다.
이러한 기록은 단순히 주말 나들이객에 의한 성과가 아니라, 전국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형 여행지’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명소는 시간이 지나면 인기가 식기 마련이지만, 옥정호 출렁다리는 재개장 소식만으로도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키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총길이 420m, 폭 1.5m로 설계된 옥정호 출렁다리는 그 자체로 상징적인 랜드마크다.
붕어 모양의 주탑이 83.5m 높이로 솟아올라 호수 위에 웅장하게 서 있으며, 바닥은 아래가 훤히 보이는 스틸그레이팅 구조로 되어 있어 발걸음을 떼는 순간 짜릿한 아찔함을 선사한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온몸을 감싸는 긴장감은 왜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걸으러 먼 길을 달려오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한다.

다리를 건너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붕어섬생태공원이 펼쳐진다. 약 2만 평 규모의 이 섬은 원래 ‘외앗날’이라 불리던 터전이었다. 섬진강댐 완공으로 생겨난 인공섬이자, 2017년까지 주민이 실제로 살던 삶의 터였다.
임실군이 매입한 뒤 사계절 꽃이 만발하는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고, 2025년 재개장을 앞두고는 메리골드, 해바라기 등 1만 3천여 본의 계절 꽃과 화초 박스가 더해져 더욱 화사한 풍경을 예고하고 있다.
시원한 쿨링포그 시설까지 갖춰, 한여름에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옥정호 여행은 출렁다리와 붕어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리의 시작점인 요산공원에는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최응숙 선생이 낙향해 지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 제137호 ‘양요정’이 자리한다.
400년을 이어온 이 정자는 옥정호의 수려한 풍경에 깊이를 더하는 역사적 공간이다.

또한 섬진강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수몰시켜야 했던 주민들의 아픔을 기리는 ‘망향탑’도 이곳에 서 있다. 화려한 풍경 뒤에 감춰진 희로애락의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기에, 옥정호는 단순한 유원지가 아닌 교육적 가치까지 품은 장소라 할 수 있다.
자연과 근현대사, 조선 시대의 풍류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진정한 복합 여행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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