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에서 만난 동료 배우와 몰래 연애중이었는데 들켜버린 스타
(Feel터뷰!)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류다인 배우를 만나다
며칠전 1년전 출연한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동료배우 이채민과의 열애를 인정하며 연애중임을 밝힌 신인 배우 류다인. 최근 그녀는 얼마전 종영한 티빙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의 중요 배역인 명자은으로 출연해 큰 호평을 받았다.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은 달꼬냑 작가의 동명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신예들의 활약이 빛나는 학원 스릴러 시리즈로 누구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될 수 있는 심리게임이다.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피라미드 게임을 진행한다. 합법적 왕따를 피하기 위한 서열 전쟁은 사회의 축소판처럼 잔인하고 살벌하다. 투표를 통해 F 등급을 매겨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는 권한을 얻는다. 마치 학교판 [오징어게임]을 보는 것 같다.
그중 공식 F등급으로 백하린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반 아이들의 무관심을 참고 있던 '명자은' 역의 류다인을 28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만나보니 류다인 본캐와 명자은 부캐가 너무 달라서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본인은 힘들었다고는 했지만 오히려 전작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다른 캐릭터의 변신에 성공해 스스로 성장한 것 같았다.
류다인은 어린 나이에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드라마 [18 어게인](2020)의 '황영선'을 시작으로 [일타 스캔들](2023)의 해이 친구 '장단지'를 지나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까지 세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 [일타 스캔들]에서 만난 이채민과 공개 열애를 인정하기도 했다. 신인이라 공개 연애의 부담이 있을 텐데 오히려 본업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도 사랑도 열심히, 그리고 당당한 MZ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나라면 명자은처럼 당하고만 있지 않지..
-전작과는 너무 다른 변신이다. 2학년 5반의 만년 F였던 명자은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했나.
“자은이는 원작의 싱크로율과 연기까지 되어야 하는 캐릭터라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1차는 오픈 오디션이었는데 감사하게도 ‘됐다’는 말을 들었고, 그게 저인지는 모른 상태로 2차 오디션을 보고. 자은을 연기하게 되었다고 듣게 되어서 행복했다.
유난히 낯을 가리는데 그날은 더 했다. (웃음) 오디션장에 민낯에 편한 차림으로 갔었는데.. 낮은 목소리 톤, 어벙하고 꾸밈없는 분위기, 친구 만나러 가는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 감정 기복 없는 성격에서 (다들) 자은을 발견했던 것 같다. 사실 ‘저러고 어딜 가나 싶을 정도’였는데 평소처럼 하고 간 게 자은이 그 자체로 봐주신 것 같다”
-요즘 웹툰, 소설 등 원작이 있는 작품이 영상화 추세가 잦다. 그래서 일부러 자신만의 재해석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는 원작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도움을 오히려 받은 것 같은데..
“원작의 광팬이어서 오디션 전부터 자은의 정보가 있었고 나만의 명자은 성장 스토리, 감정 변화를 그려봤었다. 0세부터 18세까지 명자의 생애 주기를 그렸었다. (웃음) 자은이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봐야 하는 롤이다 보니 자은이 표현되는 장면이 어떤 조화를 이룰까 생각해야만 했다.
웹툰을 3번 정주행한 건 처음이었다. 학교 폭력을 두뇌 싸움으로 풀어간다는 게 신선했고 스릴러를 좋아하다 보니까 끌렸다. 캐릭터 빌드업 전에 원작을 보는 건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이 친구를 더 잘 알게 되지만 단점은 확실히 갇힐 수 있겠더라. 웹툰은 사실상 표정 변화가 드라마틱 하지 않으니까, 대본 분석할 때는 오히려 보지 않았다”
-[피라미드 게임]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스스로 10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줄 수 있겠나.
“음.. 100점 만점에 20점! (웃음) 세 번째 작품이지만 언제나 아쉽다. 신인이라 아직 가야 할 길이, 배워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니까.. 아직 20점밖에 줄 수 없다. 겸손이 아니라 진심이다.
첫 주연이라서 무게감과 책임감에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다. 부담도 당연히 있었지만 그건 일단 배제하고, 연기에만 집중했다. 자은은 사람을 좋아하지만 멀리해야 하는 친구라 연기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캐릭터를 통해서도 많이 배웠고 또래 친구들과 연기하게 돼서 신났다.
출연진과는 두루 친해졌다. 평범한 여고 같았는데 서로 시너지가 좋았다. 장기자랑하듯이 준비해 온 연기를 합의하면서 받아주고 그랬다.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일타 스캔들]에서 함께 호흡 맞춘 나언이에게 좀 더 기댈 수 있었다”
-자은은 하린과 과거의 때문에 자처해서 F가 되려고 한다. 이런 자은을 보면서 답답하지 않았나.
“저와 정 반대 성격이라 사실 답답했다. 저라면 벌써 제보하고 학폭 위원회 열리고 그랬을 거다. (웃음) 자은이 방관했다는 죄책감으로 스스로 피해자가 되는데 다른 방법으로 사죄하면 했지..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다.
하지만 너무 사랑하는 캐릭터를 만나는 쉽지 않은 행운이 찾아와서 이해하려고 했다. 저한테 없는 인내심, 참함, 내세우지 않는 마음 등이 자은에게 있어서 좋았다. 올곧고 착하며 단단하다. 그런 만큼 부러지기 쉬운 친구다. 사람을 재지 않고 자기만의 방향으로 생각하는 친구다. 어떤 결과가 돌아오든 책임지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아무튼 저는 처음부터 자은이만 생각했다. 감독님과도 제가 열심히 눈에 사연을 담아 볼 테니, 그걸 열심히 담아 달라고 말씀드렸고, 생각했던 것보다 잘 표현된 것 같아 감사하다.
물리적 폭력보다 심리적 폭력이 힘들어
-처음부터 원픽 명자은이었겠지만 호흡 맞추면서 탐났던 캐릭터가 있었겠다.
“25명이 모두 독보적이었지만 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꼽자면 김다연이다. 거침없는 악역을 제 나름대로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유독 맞는 장면이 많아서 힘들지 않았나.
“액션 장면은 사전 합을 맞추니까 동선이 어긋나서 삐걱대는 거 말고는 힘들지 않았다. 고깔 쓰고 맞는 것도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서 잘 맞으면 안 아팠다. (웃음) 오히려 때리는 분들이 미안해하면서 울더라. 마지막 피라미드 게임에서 다연에게 맞는 장면을 촬영할 때 제가 발을 헛디뎌서 넘어진 걸 본인 인수인 줄 알고 놀랐던 상황도 기억난다.
다만, 하린이가 ‘넌 나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되잖아’라며 감정으로 가해하는 장면, 엄마를 데리고 괴롭히는 상황, 자은이 때문에 망가지는 하린을 봐야 하는 장면이 힘들더라.
아 참, 엄마가 모니터링하면서 했던 말도 기억난다. 제 웃는 모습이 한 번도 안 나온다며 가슴 아파했다. 늘 무표정에 기죽어 있고 터벅거리는 걸음을 안타까워하셨다. ‘아.. 그게 부모의 관점이구나’ 신기했다”
-시즌 2가 제작된다면 돌아갈 생각이 있나.
“다은이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자세히 보셔야 알지만 자은이 희망 직업란에 ‘농부’라고 쓰여있다. 이런 일을 겪었으니까 꿈이 달라졌을 것 같다. 학교폭력을 전담하는 상담사가 되기 위해 사회복지를 공부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하린이를 찾아갈 것 같다. 나로 인해 망가졌으니 되돌려 놓지 않을까”
학교 생활 3년 일찍 배우를 위해 꿈꿔
-21살에 데뷔해 쉴 틈 없이 5년이 흘렀다. 돌아봤을 때 잘해 온 것 같은지.
“부산이 본가다. 꿈을 위해 16살 때 혼자 서울에 올라왔고 17살부터는 혼자 자취하면서 꿈을 키웠다. 저는 기억나지 않는데 엄마가 기억하는 어릴 적 장래희망이란에 탤런트라고 하시더라. 얼떨결에 모델부터 시작했는데 19살이 되다 보니 내가 서 있고 싶은 카메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외동딸이라 엄마의 걱정이 컸다. 중학교 졸업 후 입학 포기 각서를 쓰고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 검정고시를 봤다. 엄마는 고등학교 3년의 시간과 추억이 없으니까 괜찮겠냐고, 차라리 대학이라도 일찍 가라고 설득하셨다. 그래서 제가 ‘엄마! 어디 가서 내 딸 어디 대학 다닌다고 할래? 내 딸 류다인이다 라고 할래?’라면서 또 설득했다. (웃음)
17살에 독립하든 20살에 독립하든 똑같다고, 걱정 말고 그냥 보내라고 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연기하면서 교복만 3번 입었고 3학년까지 다니면서 졸업도 했다. (웃음) 어릴 적부터 꿈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제 선택에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 엄마가 늘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는데 그게 큰 힘이 되었다”
-해외 시청자의 [피라미드 게임] 반응도 체크하고 있나. 글로벌 작품도 열려 있는지 궁금하다.
“뭐든 열려 있다. 글로벌 작품은 나보다도 회사가 원할 것 같은데..(웃음) 영어는 어릴 때 영어 유치원을 다녀서 외국 친구들이 있어 어느정도 소통은 가능하다. 전문적인 영어 공부도 준비중이다. 참! 예능도 하고 싶다. 혼자 사니까 '나 혼자 산다'도 나가고 싶다”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피라미드 게임]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은가.
“사실 작품도 몇 개 안 했고 보여드릴 것도 많이 없지만. 앞으로 시간 투자해서 아깝지 않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피라미드 게임]의 자은을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으니 미련 없이 보내 줄 수 있다. 자은이가 시리즈 안에서 빛나는 인물이었으니까. 저도 군중 속에서 빛나는 사람,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장혜령
사진: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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