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대찌개 장사 7개월 차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회사 다니다가 최근에는 오토바이 배달했었어요. 일단 배달 일을 할 때도 오토바이 타는 걸 너무 싫어해서 오토바이 좀 그만 타고 뭐 할 거 없나 알아보다가 우연찮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보통 저희 매출은 4,000~4,300만 원 정도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지금이 괜찮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중소기업이라 급여가 적으니까요.
가게까지 거리는 한 10분 정도 걸립니다. 장사하기 전에는 회사 하면서 배달 대행 일도 하고 창업 자금을 모으려고 했어요. 근데 집도 대출이 많이 끼어 있고, 아직 가게도 대출 좀 끼고 있어서 많이 못 모았어요.
창업 비용은 보증금 빼고 이것저것 해서 한 1,500만 원에서 조금 더 들었던 거 같아요. 30평짜리 프랜차이즈 치고는 비용이 되게 적게 들었죠. 저희가 원래 기존에 하던 가게를 그냥 그대로 인수해서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약간 업종 변경 하듯이요. 바닥 권리금도 없었어요.
원래 제가 운영하기 전에 고깃집이었는데, 그때 하시던 사장님이 보통 저녁 장사를 하고 계셨거든요. 근데 이 동네는 제가 볼 때 낮 장사가 더 나을 거 같다고 생각을 해서 부대찌개 가게를 차리게 됐어요.
1,500만 원 투자해서 지난달 매출은 4,400만 원 정도 했어요. 한 달 수익은 한 20% 정도 보고 있거든요. 원래 저희 프랜차이즈가 마진율이 조금 더 괜찮은데 제가 손님들한테 일부러 조금 더 퍼드리는 것도 있어서요.
가게 집기는 고깃집 할 때 쓰던 걸 그대로 쓰고 있고요. 인테리어도 그대로 다 쓰던 거예요. 저희 액자들만 바꾼 거고 그다음에 벽면에 저희 로고, 간판 같은 거만 바꿨어요. 그러니까 처음에 이거를 1,500만 원에 창업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창업을 하게 된 거죠.
제가 어느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 프랜차이즈 담당 직원분이 이전 고깃집 사장님하고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는 제가 배달기사였죠. 그래서 식당에 관심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저도 거기 가서 앉아서 같이 얘기를 듣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저는 오토바이를 하루에 한 13~14시간씩 탔었는데요. 그래도 집에 300~400만 원 가져가기 힘들거든요. 진짜 배달 일이 돈 많이 버시는 줄 아시는데 실제로 보면 그렇게 가져가기 진짜 힘듭니다. 600~700만 원 가져가려면 식사하는 시간 빼고 정말 열심히 타셔야 하는데 그런 기사님도 잘 없어요.
매장에 나와서 아침에는 재료 준비하고 그다음에 점심때 손님들 점심시간이 짧으니까 직장인 분들 많이 오시거든요. 그래서 식사 금방 내드릴 수 있게 준비 좀 해놓고요. 낮에는 부대찌개가 메인이에요.
이전에 하던 일들은 대체로 300만 원 언저리 정도 버는 일들이었다 보니까 생활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앞으로 미래를 본다거나 노후를 준비한다거나 애가 크면서 필요한 학자금 같은 걸 준비하는 데는 늘 빠듯했거든요. 늘 빠듯한 생활을 좀 벗어날 방법으로 장사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해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금전적인 게 되게 컸죠.
제가 매출보다는 단골손님들을 많이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을 했거든요. 기존에 오시는 고객님들이 또 오실 수 있도록 고객들한테 신뢰를 좀 얻으려는 쪽으로 지금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제가 책을 좀 봤는데 장사하는 초보자인데 마진 따져가면서, 원가 계산해 가면서 장사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계산적일 수 있으니까 일단은 고객들한테 신뢰를 쌓는 기간을 거치고 나면 그 뒤에 매출하고 마진은 따라오지 않겠냐고 적어놨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아직까지는 경력이 짧아서 저도 시행착오를 겪지만 고객들한테 좀 나은 음식을 드려야 하잖아요.
제가 가게 일 하면서 좀 꼼꼼하고 깔끔하게 하려는 게 성격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제가 정말 아무것도 잘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잘 지켜가면서 일하려고 해요. 사실은 잘 못해서 그런 겁니다.
제가 이제 어렸을 때부터 장사를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20대 때 했던 아르바이트 같은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집안 형편이 넉넉지가 않아서 그냥 20대 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다 해봤었거든요. 그런 게 이제 제가 장사하는 데 조금은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거죠.
점심에 한 60만 원 팔고, 저녁에 한 40만 원 팔면 하루에 100만 원은 파는 거거든요. 보면 손님들이 다 인근 직장인 분들이시거든요. 그래서 주말이 더 오히려 조용합니다. 점심때 60~70만 원 정도 팔면 저녁에도 그 정도는 팔아야 일평균 매출이 나오는 거거든요. 매출 목표는 월 4,500만 원이에요. 일평균으로는 150만 원이죠. 아직까지는 거기에 조금 못 미치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장사 시작할 때 주위 분들, 특히 가족들이 반대가 꽤 심했습니다. 그 반대의 제일 큰 이유는 경기가 안 좋은데 왜 지금 장사를 시작하려고 하냐는 거였거든요. 제가 그때 가족들을 설득한 말이 '그러면 언제 경기가 좋았던 적이 있어요?', '장사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예요?'라고 되물었더니 아무 말 못 하셨죠. 그렇게 나중에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니까 수긍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초보라서 경기가 좋을 때가 언제인지, 나쁠 때가 언제인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장사하면서 경기 탓하지 말자는 결심을 하고 시작했었어요. 우리 장사하시는 다른 사장님들도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지만, 그래도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각자의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춰서 노력하시다 보면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저 자신에게도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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