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외인 6인이 본 한국야구…“뜨거운 K-응원·신나는 K-팝, 판타스틱”

김은진 기자 2024. 9. 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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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치어리더들이 삐끼삐끼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선수별 응원가·떼창…
홈·원정 안 가리는
열정 가득 응원 감동


엔팍·사직 열기 깜놀
美·日서도 못해봤던
특별한 경험이죠


추석을 맞아, 스포츠경향은 올해 KBO리그에 처음 발을 들인 외국인 선수 6명에게 두 가지씩을 물어보았다. 한국에 와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야구 문화,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케이팝이 있는지 물었다. 한국에 와서 얼만큼 적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동시에 그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생각도 확인할 수가 있다.

선수들 모두 한국의 응원 문화, 팬들의 열정이 가장 특별하다고 입을 모았다. 야구 자체를 즐기는 메이저리그나 일본과 달리 한국 프로야구의 응원문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치어리더가 상시 응원단상에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경기보다는 응원 자체의 매력에 빠져 야구장을 찾는 팬들도 꽤 많다.

제임스 네일 |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제임스 네일은 가장 인상적인 것을 묻자 “팬들”이라고 답했다. 네일은 “경기장 안에서도 그렇지만 경기장 밖에서도, 챔피언스필드의 경우 주차장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사인받는 팬들, 그리고 타이거즈 숍 앞에서도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팬들을 매일 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계정을 많이 팔로우 해주셔서, 한국에는 선수이기 전에 우선 이 사람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 하는 팬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네일이 뛰는 KIA에서는 올해 응원단의 ‘삐끼삐끼 댄스’가 대유행이다. KIA 투수가 삼진을 잡을 때마다 나오는 삐끼삐끼 댄스는 올해가 처음은 아니지만 KBO의 흥행과 KIA의 성적을 통해 올해 더 화제가 됐다. 온라인에서 유명해지는 바람에 미국 뉴욕 타임즈에서 KIA 구단에 취재를 해올 정도다.

‘삼진 잡고 삐끼삐끼 들으면 진짜 기분이 좋냐’는 기자의 질문에 네일은 “그렇다”고 웃으며 직접 하이라이트 부분까지 춰 보였다. 네일은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삐끼삐끼 영상을 내게 보내오면서 ‘이 사람이 너희 팀 치어리더 맞냐’고 물어보는 게 나도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

SSG의 드루 앤더슨 역시 응원 문화를 지목했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뛰어 아시아 야구 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앤더슨도 한국의 응원문화는 새롭다.

앤더슨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야구하다 보니 정적인 관람 문화에 익숙했는데 한국은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일본의 문화도 경험해봤지만 다른 느낌이다. 선수별로 맞춤 응원가가 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많은 사람이 다같이 부르는 것이 특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올시즌 4관왕을 노리는 NC 에이스 카일 하트와 홈런왕을 거의 확정한 맷 데이비슨도 팬들의 응원에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투수인 하트는 특정 경기장을 떠올렸다. 하트는 “우리 팀은 KBO리그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들이 많은 팀이다. NC파크의 분위기, 경기장 모두 최고”라며 “우리 팀을 제외하고 말하면 주말 사직경기장이 매우 뜨거웠다. 그 열광적인 분위기는 KBO리그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정말 모두가 깜짝 놀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 디트릭 엔스는 “미국과 달리 팬들이 선수의 사인을 받기 위해 경기 전후에 기다려주신다. 응원도 열정적으로 해주는 팬들의 에너지 덕분에 야구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경기가 잘 풀리고 있을 때 팬들의 함성을 들으면 힘이 된다”고 말했다.

8월에야 삼성에 입단해 KBO리그에 발을 들인 르윈 디아즈도 이미 한국 팬들의 응원에 빠져들었다. 디아즈는 “한국의 야구 팬들은 홈과 원정 가릴 것 없이 모두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것 같다. 응원 받는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기분이 좋다. 우리가 지고 있으면,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드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한국 팬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야구를 즐기는 문화를 가진 것 같다. 그점이 대단히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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