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빨간 대야 반찬 가게로 시작, 갓김치 하나로 연매출 90억 인생 대박

갓김치 명인 송완숙 명인의 인사이트
갓밭에서 선별 작업 중인 송완숙 명인. /송가네

여수 돌산의 갓으로 연 매출 90억원의 신화를 쓴 ‘송가네’는 지역 특산물 판매점을 넘어선 독보적인 식품 브랜드다. 2022년 연매출 66억원에서 2024년 9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 배경에는 대한민국 갓김치 명인으로 추대된 송완숙 명인의 철저한 장인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송 명인은 인자한 어머니의 미소 뒤에 식재료와 품질 앞에서는 한 치의 타협도 허용하지 않는 냉철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의 직업관은 ‘본질에 대한 집착’에서 시작된다. 갓은 기후에 극도로 민감해 비가 많이 오면 쉽게 죽어버리는 다루기 까다로운 작물이다. 송 명인은 매일 새벽 수확한 싱싱한 갓만 엄선해 당일 오후에 입고하는 원칙을 30년 넘게 고수하고 있다. 주문이 쏟아져도 갓의 상태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무리하게 생산하지 않는다. 김치를 미리 담그는 대신 주문 즉시 버무리는 당일 제조' 원칙은 송가네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허들이자 경쟁력이다.

인터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성공한 상인에 안주하지 않고 ‘명인’의 길을 택했던 그의 고집이다. 외환위기(IMF) 시절에도 하루 매출 150만원을 올릴 만큼 손맛을 인정받았지만, 그는 요리 학원에서 기초부터 다시 배워 각종 경연대회를 휩쓸고 명인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수십 년의 현장 경험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공적으로 증명해내려는 그 집요함이 지금의 송가네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취재를 마치며 느낀 점은 명확하다. 성장이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가 돌아봐야 할 곳은 결국 ‘기본’과 ‘기준’이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양념 배합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최상의 맛을 찾아내는 송 명인의 고집처럼, 타협할 수 없는 확고한 기준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하는 미덕이 아닐까.

/진은혜 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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