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4차전에 끝냈다면’ 정우주-김범수도 흔들, 한화의 계속되는 ‘가을’ 마운드 고민

이정호 기자 2025. 10. 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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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말 한화 선발투수 정우주가 3⅓이닝 5K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다. 2025.10.22 연합뉴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초반 타격전 속에 불펜 승부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LG는 7-4로 리드한 4회초 1사후 선발 임찬규가 볼넷을 내준 뒤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에 이은 볼넷으로 만루에 몰리자 우완 김영우를 시작으로 필승조를 조기 투입했다.

김영우는 루이스 리베라토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하지만 김영우가 타격감이 좋은 후속 타자 문현빈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자, 다시 투수를 교체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노시환을 상대로는 김진성을 넣었다. 올 시즌 33홀드를 올린 베테랑 우완 김진성은 노시환을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실점을 막기 위한 LG의 과감한 불펜 기용 판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하지만 4회말 한화 벤치의 불펜 기용에는 아쉬움이 따른다. 한화는 크게 흔들린 선발 류현진을 내리면서 4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첫 투수로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그 투수가 베테랑 우완 김종수였다는 점에서 의문부호가 찍힌다. 김종수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사구와 볼넷으로 2사 후 1·2루를 허용하고 내려갔다. 김현수 타석에서도 김종수가 볼을 연속 2개 던지고 나서야 투수를 좌완 김범수로 교체했다. 김범수를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준 불펜 투수인데, 연속 좌타자를 막기 위한 카드였다. 그러나 타이밍상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김범수는 좌타자 김현수와 승부에서 스트라이크 하나도 던지지 못하고 볼넷을 허용했다. 뒤이은 좌타자 문보경에게는 초구에 홈런성 적시타를 맞았다. 이때 주자 3명이 득점하며 승부가 기울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친 한화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 2위(3.63)의 한화지만, 포스트시즌 들어선 확실한 불펜 옵션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화는 한국시리즈에서 불펜 키플레이어로 기대한 정우주, 김범수가 흔들리고 있다. 우완 정우주는 1차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동안 2볼넷을 내주고 2실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하고 내려갔다.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4회 말 2사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한화 투수 김범수가 기뻐하고 있다. 2025.10.22 연합뉴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김범수도 1차전 0.2이닝 1볼넷을 기록했고, 2차전에서는 결정적인 한방을 허용했다. 정규시즌 33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김서현도 시즌 막판 불안한 모습을 ‘가을 야구’에서도 떨쳐내지 못하는 상태다.

여러모로 한화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역전패 당한 것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마운드 운영에 여러 선택지가 사라졌다. 한화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끝냈다면,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발 두 명을 앆끼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수 있었다. 한화는 두 선수를 플레이오프 5차전에 넣어 승리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문동주의 활용법도 좁아졌다. 문동주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불펜투수로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문동주, 류현진으로 이어진 토종 선발은 LG 타선에 무너졌다. 자연스레 불펜에서 문동주 카드도 제한적이 됐다.

스포츠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한화 입장에서 플레이오프 4차전에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가뜩이나 고민이 많았던 마운드 운영이 더 복잡해졌다. 불붙은 LG 타격을 막아야 하는 한화 벤치에 쉽지 않은 숙제가 주어졌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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