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양상으로 접어든 영풍가 경영권 분쟁

송응철 기자 2024. 10. 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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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가(家) 경영권 분쟁이 머니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오는 4일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영풍이 지난달 13일부터 MBK파트너스와 함께 약 3조60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영풍·MBK와 최 회장·고려아연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가는 83만원으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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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공개매수가 경쟁으로 ‘승자의 저주’ 우려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고려아연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전경 ⓒ시사저널 최준필

영풍가(家) 경영권 분쟁이 머니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오는 4일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영풍이 지난달 13일부터 MBK파트너스와 함께 약 3조60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영풍·MBK와 최 회장·고려아연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가는 83만원으로 동일하다. 당초 영풍·MBK의 공개매수가는 66만원이었다. 이후 MBK·영풍은 성공적인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최 회장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인케피탈과 손잡고 공개매수가를 83만원까지 확대했고, 여기에 맞서 MBK·영풍도 같은 액수로 증액했다.

IB 업계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재차 상향할 수 있다는고 보고 있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종료일이 오는 14일로 고려아연(종료일 23일)보다 일주일 먼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이라면 먼저 사준다는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도 자사주 공개매수가를 올릴 자금 여력이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 경우 MBK·영풍도 정면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앞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1주가 들어오든 300만 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향후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의 '쩐의 전쟁'은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관건은 자금력이다.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 자기자금과 차입금 등 2조7000억원의 현금을 준비한 상태다. 여기에 금융권 추가 대출을 통해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약 95만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장씨 일가도 MBK파트너스가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조성 중인 약 10조원 규모의 '6호 바이아웃펀드'가 있다. 이 펀드의 투자금액은 공개매수가 83만원 기준 2조5140억원이다. 그러나 MBK파트너스의 의지에 따라 투자금 상향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공개매수가 경쟁으로 발생한 비용으로 승자의 저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기자금 소진과 차입금 증가 등으로 고려아연의 미래사업 투자 여력이 큰 폭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겨도 이긴 게 아닌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장형진 고문과 최윤범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이 영풍가 경영권 분쟁 관련 주요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들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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