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5구역, 6년 만의 '대형사 3파전' 유력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전체 조감도./사진=서울시

서울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 수주전이 달아올랐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세계적인 설계사와 손잡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조합원 마음 잡기에 나섰다. 여기에 GS건설도 참여를 저울질하며 6년 만에 '대형사 3파전' 전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2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에서 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예정 공사비는 1조4960억원이다. 3.3제곱미터당 공사비는 1240만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지난 4일 설계 협업사인 'RSHP(Rogers Stirk Harbour+Partners)' 관계자와 현장을 방문해 입지와 조망을 점검했다. RSHP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저스가 설립한 글로벌 설계사다.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 로이드 빌딩 등이 대표작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수주에 이어 3구역과 5구역까지 깃발을 꽂아 압구정동 일대를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화 건설부문과 협력해 단지와 인근 갤러리아백화점을 직접 연결하는 특화 설계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강변 입지의 상징성과 희소성, RSHP의 차별화된 글로벌 설계 역량을 더해 압구정5구역을 서울 강남권을 대표할 새로운 하이엔드 주거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겠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지난 11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5구역 인근에서 수주 결의 행사를 진행 중이다./사진=현대건설

DL이앤씨도 적극적이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건축·엔지니어링 그룹 '아르카디스(ARCADIS)', 영국 초고층 구조 기술 기업 '에이럽(ARUP)'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계에 착수했다. 에이럽은 런던 더 샤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등의 구조 설계를 맡은 바 있다.

DL이앤씨는 압구정 재건축 구역 중 5구역에만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워 '아크로 리버파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 한강 변 최고가 주거 단지의 성공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포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집에 삶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집이 어우러져 살수록 더 가치가 높아지는 집을 설계한다는 목표”라며 “압구정5구역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자이' 브랜드를 보유한 GS건설도 수주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까지 입찰에 참여할 경우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만약 3사가 모두 참여하면 2020년 한남3구역 수주전 이후 6년 만에 대형 건설사 간 '3파전'이 재현된다. 다만 GS건설의 사업 조건은 내부 검토 중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수주전의 변수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강화된 '클린 수주' 기조다. 최근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혼탁한 네거티브전이나 과도한 홍보 요원(OS) 동원이 원천 차단되는 분위기다.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는 입찰 지침에 'OS 요원 동원 금지'를 명문화하고 적발 시 입찰 자격을 즉시 박탈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압구정5구역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이번 입찰에서 건설사 간 공동도급(컨소시엄)을 불허했다. 책임 시공을 강화하고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는 입찰보증금 8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현금 400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이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로비스빌딩에서 열린다. 입찰 마감은 4월 10일 오후 2시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월 30일로 예정됐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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