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원대하게 계획한 패치" WoW 용군단 '시간의 분열' 개발자 인터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용군단의 10.1.5 콘텐츠 업데이트 '시간의 분열*'이 7월 13일 출시된다.

* 처음엔 '시간의 균열'로 소개됐지만, 최종 명칭은 '시간의 분열'로 바뀌었다.

이번 '시간의 분열'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최초의 지원가형 전문가인 '증강 기원사'를 시작으로 신규 메가 던전 '무한의 여명', 다른 시간의 길에서 넘어오는 침략자를 막아내는 신규 이벤트 '시간의 균열', 드랙티르를 제외한 전 직업 흑마법사 선택 가능, 직업 밸런스 조정 등 확장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콘텐츠를 담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시간의 분열' 업데이트에 앞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디렉터 이안 해지코스타스와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안 해지코스타스 게임 디렉터

- 용군단의 지속적이고 좋은 속도감을 가진 업데이트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평이 좋다. 이번에 시간의 분열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시 여긴 건 무엇인가?

이안 헤지코스타스: 플레이어들의 뜨거운 호응에 감사드린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팀원들에게도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빈번한 업데이트를 지속하려고 한다.

'시간의 분열'은 처음부터 원대한 패치로 계획됐다. 새로운 메가 던전 '무한의 여명'부터 '증강 기원사'라는 신규 직업 전문화, '시간의 균열' 같은 신규 이벤트까지 굉장히 많은 콘텐츠를 담고자 노력했다. 여기에 용군단의 이야기도 더 재미있게 풀어나가고자 했다.

- 다가오는 업데이트는 청동용군단과 관련된 스토리를 다시금 다루는데 이제는 정말 오랜 역사를 가진 작품인 만큼, 어떤 과거의 내용을 다룰지 개발팀 내부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고심했을 것 같다. 이를 정하는데 어떤 방향성을 설정하거나 기준을 정했는지 알고 싶다.

이안 헤지코스타스: '시간의 분열'을 준비할 때부터 과거의 이야기를 자세히 조명해보고자 생각했다. 용군단에서는 드랙티르의 기원, 용족의 기원, 갈라크론드의 타락, 위상의 이야기 등 기념비적인 이야기들이 있었고, 용군단 이전에는 리치왕의 분노가 대표적이다. 갈라크론드의 거대한 뼈대가 도시 하나를 덮을 만큼의 위용을 드러낸 것이 많은 플레이어에게 인상적이었을 거다, 이런 과거의 이야기를 다시금 조명해보고 싶었고, 이번 패치에서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다. 시간의 균열 같은 이벤트에서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다양한 시간대의 폭넓은 이야기를 다루며, 갈라크론드, 무한의 여명이 그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지난 몇 번의 확장팩에 걸쳐 지속적으로 메가 던전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쐐기와 레이드 콘텐츠를 즐기는 플레이어들의 중간쯤(?)에 위치한 또 다른 유저층을 노린 부분인가? 또 메가 던전처럼 적당히 도전적인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안 헤지코스타스: 도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다. 군단 확장팩에서 처음 선보인 메가 던전은 클래식 던전처럼 저녁 시간 동안 적은 인원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콘텐츠로 설계했다. 또, 다양한 이야기를 조명하는 역할도 한다. 적정 난이도에 시간에 쫓기는 일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플레이어들이 좋게 평가해주고 있어서 내부에서도 만족 중이다.

- 메가 던전 '무한의 여명'은 기본 하드 모드 정도의 높은 난이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PTR에서는 드랍 아이템의 레벨에 비해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렵다는 평도 있다. 정식 출시 시에 조정이 있을까?

이안 헤지코스타스: 지난 주 PTR 서버에서 일부 우두머리의 난이도를 하향 조정했다. 적절한 조정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데이터와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이를 감안해도 무한의 여명은 이전 메가 던전에 비해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높게 설정했다.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먼저, 무한의 여명을 시즌 중반부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시즌을 즐기며 필요한 장비나 콘텐츠 대응 방법을 습득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메가 던전 스토리를 바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과거에는 초반에 추가돼 재미있게 즐기다가 다음 스토리를 즐기려면 반년을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영웅 난이도가 금방 나와 바로 스토리를 즐겨볼 수 있을 거다.

- 양자 군마의 고삐 (Reins of the Quantum Courser)라는 과거의 탈것으로 변환되는 아이템을 PTR의 메가 던전에서 획득할 수 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이 '과거'의 범주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나?

이안 헤지코스타스: 보상 디자이너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보상을 디자인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다루는 무한의 여명 테마에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출발한 아이템이다. 탈것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이 사랑해줄 것으로 본다. 이 자리에서 스포일러를 하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희귀한 탈탈것을 많이 준비했다. 다만, 이제 인게임 획득이 불가능하거나 상점 판매 탈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도중에 시간을 오가며 전투를 벌이는 메가 던전 '무한의 여명'. 그롬마쉬 헬스크롬도 우두머리 중 하나로 등장한다고.

- 기원사에 새로운 형태의 공격 전문화 '증강'이 추가된다. 기원사에 공격 전문화를 추가하고 주변 아군을 강화하는 형태의 매커니즘을 도입한 이유는?

이안 헤지코스타스: 지원 전문화는 팀 내부에서도 많은 흥미를 갖고 지켜봐 온 소재다. 플레이어들의 지원 전문화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사실 과거 불타는 성전 때 일부 사제나 주술사, 성기사가 스스로 공격하는 것보다 아군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이들도 지원보다 직접 공격해 딜 미터기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전문화로 변화해왔다. 내부에서는 지원 전문화를 다시 조명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증강 기원사를 추가했다. '파티에 증강 기원사가 있으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겠다.'라며 환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다른 플레이어와 협업하는 소셜 요소가 강한 게임이기에 이런 역할군도 유의미하게 작동할 거라 봤다.

증강 기원사 출시와 함께 플레이어들이 이를 어떻게 즐기는지, 그리고 어떤 피드백을 주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기반을 닦아가려고 한다.

- 증강 기원사는 최초의 전문화 추가이면서 동시에 지원형 공격 담당이라는 유니크함을 가지고 있다. 다른 직업에서도 전문화 추가 예정이 있을까? 또한 지원형 공격 담당 형태의 전문화도 추후 더 볼 수 있을까?

이안 헤지코스타스: 가능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가 어떤 식으로 이런 플레이 스타일에 흥미를 보일지, 그리고 어떤 니즈를 가지는 지에 따라 달려있다. 예를 들어, 증강 기원사는 원거리 서포터형 전문화인데, 추후 근거리 서포터형 전문화가 추가될 수도 있다. 직업, 전문화의 추가는 가볍게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다. 그렇지만 플레이어가 특정 역할군에 대한 요구, 피드백을 들려주면 이를 탐색해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증강 기원사. 공격 담당 전문화이면서 검은용과 청동용군단의 정수를 활용해 주위 아군의 능력을 강화하는 지원가 역할도 수행한다.

-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기원사의 새 특성, 흑마법사의 종족 확장으로 인한 새로운 퀘스트 등이 추가된다. 추후 이전에 존재하던 타 직업의 새 전문화와 전용 퀘스트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이안 헤지코스타스: 퀘스트 라인은 맥락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모색할 만한 영역이다. 내부에서도 더 많은 종족, 직업 조합을 가능케 하는 업데이트가 가능할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새로운 조합을 출시했을 때 이런 조합이 가능해진 이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면 퀘스트를 통해 이야기를 풀 수 있을 듯하다. 드레나이 흑마법사가 대표적이다. 다만, 용군단 초반에 있었던 마법사, 사제, 도적처럼 특별한 설명이 필요치 않다면 바로 추가할 수도 있을 거 같다.

- 흑마법사 직업 선택이 확대되고 악마 소환수 꾸미기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혹시 악마 소환수의 새로운 이름이 추가된다거나 이름이 정해지는 방식이 달라지는 부분에 대해선 특별히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이안 헤지코스타스: 흑마법사가 자신의 소환수에 대해 많은 통제권을 갖지 못하는 건 사실 의도된 설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초기부터 흑마법사와 사냥꾼의 소환수는 그 방향성이 달랐다. 사냥꾼의 소환수는 길들이는 애완동물이기에 실제 세계의 애완동물처럼 이름을 자유롭게 붙이거나 할 수 있다. 반면, 흑마법사는 의식을 통해 지옥에서 악마를 소환하는 형태이며, 악마 개개인이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커스터마이즈를 즐기는 플레이어가 많다는 걸 우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야기한 아이디어도 흥미롭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 이번 업데이트로 흑마법사 클래스의 종족 제한이 사라졌다. 특히 드레나이 종족의 흑마법사가 눈에 띄는데, 많은 플레이어가 만아리처럼 붉은 피부와 초록빛 눈 커스터마이징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가능할까?

이안 헤지코스타스: 10.1.5에서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실제로 많은 플레이어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선택지의 다양화는 언제든 긍정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제 드랙티르 외의 모든 종족이 흑마법사로 전직이 가능하다. 또, 악마 소환수 꾸미기도 할 수 있게 됐다.

- 이번 10.1.5에서 형상 변환 추적, 잡동사니 아이템 판매, 스킬 아이콘 상황 표시 등 디테일한 편의성 개편도 진행된다. 최근 이러한 세세한 편의성 개편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 같은데 이런 패치 방향을 잡게 된 계기와 더 고려 중인 편의성 패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안 헤지코스타스: 편의성 개선은 플레이어들이 보내주는 피드백과 자주 사용하는 애드온을 기반으로 진행 중이다. 잡동사니 아이템 판매 애드온은 굉장히 많은 플레이어가 사용하므로 게임 자체에서도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특정 애드온이 많이 사용된다는 것은 결국 해당 기능에 대한 니즈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애드온으로 자신만의 경험을 맞춤화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매끄러운 게임 플레이를 위해 이런 것들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이외에도 개발팀 내부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겨 하는 개발자들이 팀에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내준다. 특히, 기대하는 건 10.1.7 패치에서 선보이려고 준비 중인 ‘핑 시스템’이다. 키보드나 보이스챗을 이용하지 않고도 던전, PvP 플레이어에게 지도 상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가져가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진영 통합에 이어 타 서버 간의 골드 및 아이템 거래의 제한도 해제된다.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이안 헤지코스타스: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방해가 되는 장벽을 제거하는 것에 최근 몇 년 간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다. 그리고 요즘에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그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아직 다른 서버에서 넘어온 친구와 아이템이나 골드를 넘겨주는 것은 제약이 존재했지만 이것도 이번에 없앴다. 물론, 인게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폈으며, 옵션 하우스, 토큰 마켓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거래 제한 해제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뒤 작업을 진행했다.

- 밸런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문화의 기술 수치가 조정되었다. 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은 좋지만 반대로 유저 숙련도 문제와 같은 불편함을 말하는 유저도 있는데, 생각하는 적정 밸런스 조정 주기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안 헤지코스타스: 적절한 조정 주기라는 것도 지속적으로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 하나다. 용군단에서는 의식적으로 더 빈번한 조정을 진행하려고 방향을 잡았고, 내가 즐기는 전문화가 현재 다소 약하게 느껴지더라도 게임에서 소외될 거라 걱정하지 않게끔 밸런스를 잡고 싶었다. 반대로 굉장히 강력한 전문화가 있을 때도 반드시 그걸 즐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는 한편, 밸런스 조정이 너무 빈번한 것도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개발팀은 현재의 밸런스 조정 주기에 대해 만족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같은 주기를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 물론, 플레이어가 이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면 최우선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 일부 직업은 단순 수치 조절이 아니라 특성 위치가 조정되는 변경이 진행됐다. 수치 조정에 비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조정이라 생각되는데, 특성 위치 조정을 진행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안 헤지코스타스: 특성 트리 작업은 결코 가볍게 접근하지 않는다. 핫픽스가 아니라 PTR 서버에서 플레이어 피드백을 들으며, '시간의 분열' 같은 대규모 업데이트에 편입해 작업한다. 특성은 데이터를 살펴보고 일부 특성을 모든 플레이어가 다 쓰거나, 반대로 아무도 쓰지 않을 때 위치와 메커니즘을 조정해 더 흥미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작업하고 있다. 일부 전문화의 위력 밸런스를 조정하는 자체에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직업을 플레이하는 모두가 유의미한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소식에서 가장 놀란 부분이라면 역시 '용 조련술'의 적용 지역 확대다. 사실 이런 역동적인 비행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개발팀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었을 것 같은데, 전 지역이 해당되는지, 또 이를 작업하면서 고려한 사항 또는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이안 헤지코스타스: 일단 용 조련술 적용 지역 확대는 '시간의 분열'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칼림도어에서의 용 조련술 경주가 추가된다. 용 조련술 적용 지역 확대는 기술적인 작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용 조련술 적용 지역 확대와 함께 기존 탈것의 가치 보존을 고민 중이다. 리치왕의 분노에 있었던 천하무적 같은 탈것이 용 조련술에 비해 가치가 없어지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8월 1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칼림도어 대경주회. 일반, 고급, 역방향 등 다양한 코스로 이뤄진 16종의 경주가 추가된다.

- 끝으로 업데이트를 앞둔 지금 한국 커뮤니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안 헤지코스타스: 한국 플레이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에 곧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여러분이 '시간의 분열'에서 추가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간의 분열'은 용군단의 다음 이야기에 대한 실마리를 주며, 무한의 여명에서도 추후 이야기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어 관련해 플레이어들이 어떤 논의를 이어갈지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패치도 재미있게 즐겨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