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 혈당 관리...'저작 운동' 잘하면 건강해진다

최재아 2024. 9. 20. 1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작운동이란 입안에서 음식물을 씹어서 잘게 부수는 행동을 의미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식사 시에 이런 저작 과정을 여러 번 거치기를 권장한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행동이 음식물의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행동이 우리의 건강에 어떤 이점을 제공하고 있을까?

적절한 저작운동은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잘 씹는 사람’, 뇌 건강 관리에 유리…치매 예방까지
씹는 행위는 우리 뇌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저작근 중 관자근은 두개골 옆면에 넓게 위치하고 있는 근육으로, 음식물을 씹을 때 머리 전체의 신경조직을 자극한다. 따라서 저작운동을 하면 뇌로 더 많은 양의 혈액이 공급되고,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전두엽 피질에서 혈류 산소 수준이 증가하며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

저작운동으로 인한 해마의 신경 활성도 상승은 치매 예방에도 효과를 보인다. 2021년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Karolinska Institutet)에서 평균연령 77세 노인을 대상으로 저작력과 인지 기능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저작운동을 많이 하는 노인은 저작운동이 부족한 노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등의 치매를 겪을 확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저작운동 능력이 떨어지면 음식물이 잘게 쪼개지지 않아 잇몸 사이에 음식이 끼기 쉽다. 잇몸 사이에 낀 음식물이 썩으면 만성 치주염 등의 치주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치주염은 중추신경계를 손상시켜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

‘음식 여러 번 씹는 습관’, 혈당·체중 관리에 도움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저작운동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장의 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섬유질은 대부분 음식을 씹는 과정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혈당 수치가 잘 관리되면 당뇨병의 예방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체중 조절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의해 음식물을 여러 번 씹어 천천히 식사하는 사람들은 식사를 빠르게 마치는 사람들보다 체중이 덜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저작운동은 포만감을 촉진시키는 시상하부를 자극해 음식을 먹을 때 금방 배가 부른 느낌을 받게 만들고, 과식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구강 건강에도 저작운동 필수! 질환 줄이고 치열은 고르게
음식물 섭취를 위해 저작운동을 하는 것은 구강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위, 아래턱이 맞물리면서 생기는 작은 진동은 적절한 자극을 줘 치주 조직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잇몸의 탄력을 높인다. 반복적인 저작운동으로 인해 활성화된 혈액 순환은 잇몸의 염증을 예방하고, 씹는 과정에서 생기는 압력은 치아와 잇몸, 치아를 둘러싼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꾸준히 씹는 행동을 하면 타액의 분비가 촉진되면서 구강 내 살균 작용을 하고 세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치석과 치태(플라그)의 축적이 감소되고, 충치나 치주 질환 등 구강 질환의 발생도 줄일 수 있다.

저작운동은 치열을 고르게 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절한 저작운동은 턱관절을 보호하고, 균형 잡힌 치아 구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저작 행동이 부족하면 부정교합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특히 치아의 구조가 형성되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저작운동이 중요하다.

올바르게 씹어야 효과 극대화..."구강은 전신 건강의 입구"
저작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양쪽 치아를 균등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있으면 턱관절이나 치아 교합에 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할 때에는 양쪽 턱을 번갈아 사용하거나, 양쪽을 동시에 사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음식을 삼키기 전에 충분히 씹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음식물을 섭취할 때 한입당 최소 30번 이상 씹을 것을 권장한다. 이는 음식이 충분히 분해되어 소화가 더 잘 되도록 돕고, 포만감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저작에 적합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부드러운 음식만을 섭취하면 턱 근육과 치아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씹는 감이 있는 음식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 등이 건강하고 적절한 저작운동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다.

만약 치아가 부족해 저작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임플란트나 틀니로 치아를 대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구강은 전신 건강의 입구라고 불리는 만큼, 치아가 소실되기 전에 올바르게 관리해 장기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재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