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후쿠시마 시찰단, 평가까지 ‘첩첩산중’?

5박6일 현장 점검 마치고 귀국…“이상 발생시 방류 중단 중점 살펴”
최종 평가 시기엔 “자료·답변 추가로 요구…이번 시찰 끝이 아냐”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 과정을 점검한 정부 시찰단이 5박6일간의 시찰 일정을 마치고 26일 귀국했다. 시찰단이 "볼 것은 보고, 요구할 것은 요구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종 평가 보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이 제공한 자료와 이번 시찰 결과만으로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위험성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분석에서다.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1년 8월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들이 검토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22일 회의에서 일본 측과 어디서 무엇을 볼지 동선에 관한 세부 사항을 모두 이야기했다"며 "그 계획대로 23∼24일 시찰이 다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볼 것은 보고, 자료로 요구할 것은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에 따르면, 시찰단은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방사성 물질에서 핵종을 충분히 제거하는지 ▲처리 후 오염수 측정·확인 시설인 K4 탱크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이송설비에는 방사선 감지기와 이상 발생시 차단밸브 등이 잘 설치됐는지 ▲바닷물로 오염수를 희석하는 설비는 용량을 확인하는지 ▲전체 설비를 제어하는 운전제어실은 신호나 정보가 표시됐을 때 어떤 조치를 하는지 등을 들여다봤다.

유 위원장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질의응답에서는 NRA가 진행한 도쿄전력 방류 설비 평가 현황을 파악했다"며 "상당 부분 사용 전 검사를 할 것이 많이 남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방류를 중단하는 절차가 잘 이뤄지는지가 가장 중점적으로 본 내용 중 하나"라며 "차단밸브, 밸브 제어장치의 위치 등을 확인했으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 분석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ALPS가 삼중수소를 완벽하게 거르지 못한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삼중수소는 희석설비를 통해 충분한 비율로 희석할 수 있는지가 주안점이 된다"며 "그 부분을 확인했고 추가 분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시찰 내용에 대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정리해서 설명할 것"이라며 "시찰단이 어떤 설비와 내용을 중점적으로 봤으며 확인한 것과, 앞으로 추가 분석할 것은 무엇인지 기술적이고 과학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시찰 결과 보고와 별개로 '최종 안전성 평가'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찰은 평가의 한 과정일 뿐 최종 단계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이번 시찰은 2021년 8월부터 검토해온 과정 중 하나이며 끝이 아니다"라며 "시찰에서 확인한 것, 자료를 받은 것, 요청한 자료, 질의응답으로 확인한 것 등을 분석해 최종적으로 종합 평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