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과 우크라이나가 그리펜
전투기를 축으로 한 대규모 군사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의
그리펜 E/F 운영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10월 2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린셰핑의
사브(SAAB) 그리펜 생산 공장을
방문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함께
최신형 JAS-39E 그리펜 전투기를
배경으로 LOI에 서명했고,
젤렌스키는 직접 기체에 탑승해
높은 관심을 표했습니다.

의향서에는 스웨덴이 내년 1분기부터
중고 그리펜 C/D를 우크라이나에
공여·인도하는 일정을 계획대로
이행하기로 명시됐으며,
향후 최소 100대에서 최대 150대의
신규 생산형 그리펜 E/F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하는 방안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만약 실현된다면 그리펜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자,
스웨덴 공군 보유량을 훨씬 상회하는
전례 없는 거래가 됩니다.
그리펜 E/F는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로, 유럽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를 탑재할 수
있고, 미티어의 최대 사거리는
약 300km에 이릅니다.

그리펜 자체 레이더가 300km 전방의
모든 표적을 직접 포착하기
어렵더라도, 스웨덴이 공여하기로 한
Saab 340 조기경보통제기와의
데이터 연동을 통해 원거리 표적
탐지·교전이 가능해집니다.
사실상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살려 공격하는 것 역시
이같은 조기경보통제기와의
네트워크 교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조합은 러시아의 신형 전투기 대비
강력한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그리펜은 짧은 활주거리,
높은 정비 효율성, 도로 이착륙
능력을 갖춰 활주로가 손상된
상황에서도 운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스웨덴 측은 강조했습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그리펜은 활주로가 무력화된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며 우크라이나 상황에 맞는
전투기임을 역설했고, 젤렌스키는
성능을 직접 확인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 LOI는 단순한 기체 공급을 넘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공군 재건과
유럽 방산 생태계의 재편을
예고합니다.
프랑스의 미라지 제공, 미국 주도의
F-16 연합 지원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현지 생산·유지보수를 현실적으로
고려해 그리펜을 선호하는
분위기이며, 대량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 안보구도에도 중대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한편 이번 사안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도 큽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에 대한
충분한 군사·탄약 지원이 이뤄졌다면
전후 재건 시기에 한국 방산이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FA-50, K2 전차, 탄약 등 K방산의
경쟁력은 분명했지만 초기에 부족했던
지원은 향후 대규모 재건 사업에서
한국이 주도적 수혜국이 되는 기회를
약화시켰습니다.
지금이라도 국제 협력과 장기적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에
실질적·전략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모색해 손실을 만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