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심층취재 3-2편] 갈 곳 잃은 폐교 대학교수들..지원 대책 어떻게?

진태희 기자 2022. 9. 26. 2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전 성화대 교수이자 한국교수발전연구원의 이사장을 맡고 계십니다. 


이덕재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계신 곳이 한국교수발전연구원입니다. 


폐교대학 교수님들이 모여서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이덕재 이사장 / 한국교수발전연구원 

2015년 5월부터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교육부의 강제 폐교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등으로 자괴감에 시달리면서 바깥 생활을 모두 다 기피하고 약 3년 가까이 칩거 생활을 해오면서 조금씩 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세계 교육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일본, 서방 유럽 국가들의 사례가 있는지를 한번 살펴보았는데요. 


그 유례를 살펴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21세기 대한민국 이 땅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저희 폐교대 교수들은 분노했고 처음에 연합회를 구상했던 것이 이제는 연구원으로 이렇게 발전했습니다.


연구원 설립 당시 교육부로부터 연구비를 간접비로 지원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만, 담당 과장이나 국장이 자리를 이동하면서 지금까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고요.


저희들 조합원 연구 교수들이 매월 회비를 납부해서 그 회비로 연구비나 또 운영비로 이렇게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혜정 앵커 

네, 폐교 이후 지금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대학이 이렇게 폐교하는 원인이 어떤 교육 역량의 문제라기보다는 재단의 비리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좀 들었습니다.


이덕재 이사장 / 한국교수발전연구원 

지금도 대부분의 폐교대학은 재단 비리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이후 폐교된 부실대학 19곳 가운데 15곳의 대학이 설립자나 경영진의 부정 비리, 회계 부정으로 인해서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고요. 


제가 성화대학에 근무했었는데 성화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재단에서 서너 차례에 걸쳐서 밝혀진 바가 있지만 무려 약 200억에 가까운 국비와 교비를 횡령해 갔습니다. 


그래서 교수협의회에서 재단에 수차례에 걸쳐서 경고를 했지만 이를 재단은 무시했고, 참다못한 교수들은 이를 급기야 검찰에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재단 이사장은 세 번이나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재단의 부패를 막고자 했던 교수들은 해고나 파면을 감수하면서까지 학교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출소 이후에 재단 이사장은 대학으로 복귀해서 2011년 6월 봉급을 13만 6천 원씩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안 사실이지만 학교에 약 1억 원 정도 교비가 남아 있었다고 해요. 


이것을 교직원 수로 n분의 1로 나누니까 13만 6천 원을 지급하게 되었다, 이런 후문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방송 3사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보도가 나갔고 방송 보도 후 일주일 후쯤 교육부의 표적 감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감사 이후 3개월 만에 폐교가 결정되었고, 폐교 결정 이후 6개월 만에 대학이 완전히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우리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오히려 대학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가 부실 대학으로 몰려 폐교가 되는 꼴이 되었죠.


이혜정 앵커 

네, 그렇게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에 교수님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고 계신 건가요?


이덕재 이사장 / 한국교수발전연구원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근 폐교된 교수들의 심경을 들어보면 암담한 심경을 토로합니다.


예전에 김정희 교수라는 분이 폐교대학 교수들의 실태 조사를 한 자료가 있습니다. 


2012년 성화대와 명신대를 시작으로 그 이름의 경북외국어대, 건동대 등 8개 대학이 줄줄이 폐교가 되었는데 폐교되면서 90% 이상의 교수들이 박탈감과 자괴감에 시달리게 되었고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등의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어서 심지어 우리 대학 교수님들만 5명의 교수님들이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습니다. 


이 폐교와 상관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저희가 확인할 수 없지만 폐교로 인한 상실감이나 생계 걱정 등 온갖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서 사망에 이르지 않았나, 저희들은 그렇게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수님, 그래서 이렇게 학교가 문을 닫으면 학생과 교수를 위해서 좀 어떤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이덕재 이사장 / 한국교수발전연구원 

폐교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들은 우선 학생들이죠. 


학생들은 타대학으로 편입학을 해도 전공의 불일치로, 유사 전공으로 편입하는 경우들도 있고요. 


편입하는 대학의 폐교대학 학생이라는 낙인 효과 때문에 제대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폐교가 불가피 하다면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폐교를 유예하고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에 폐교를 단행해도 늦지 않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경우는 대부분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분들은 강단이 아니면 갈 곳이 없습니다, 사실은.


그래서 대부분 교수 시장은 1차 시장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강단을 떠나서 타대학으로 전직이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평생 백수라는 말이 우리 교수 사회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되어 있고 또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수님.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이렇게 폐교 대학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보는데 어떤 대책들이 조금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이덕재 이사장 / 한국교수발전연구원 

저는 폐교가 능사가 아니라 대학간 M&A를 통해서 대학을 존립시키거나 불가피하게 폐교를 피해갈 수 없다면 폐교 이전 사전 대책을 세심하게 수립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폐교만이 능사는 아니다. 


또 폐교에도 대책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말씀이셨습니다. 


이사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BS 뉴스는 내일도 부실대학 심층취재 기획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