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설, 여성 혐오적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NYT 진단

이정우 기자 2024. 10. 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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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한국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한강의 수상은 한국 최고의 문화적 업적으로 축하받았지만, 그의 작품은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단편소설집 '저주토끼'를 쓴 작가 정보라는 뉴욕타임스에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국의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는 "반대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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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은 집에선 대기했지만, 한강 집에선 그런 적 없어”
“韓 노벨상 받은 김대중, 한강 모두 격동의 현대사와 관련돼”
AP뉴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한강의 수상은 한국 최고의 문화적 업적으로 축하받았지만, 그의 작품은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라고 진단했다. 한강을 비롯해 한국의 여성 작가들의 글에 대해 “여전히 매우 가부장적이고, 때로는 여성 혐오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라고도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같이 짚었다. 해당 기사에선 한강에 대해 “가부장적 체제와 폭력의 현대사를 가진 나라에서 자란 특정 세대의 여성”이라며 “이것이 그의 작품을 대변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제까지 노벨문학상과 관련해서 고은 시인을 주목하던 한국 문학평론계 및 언론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고은이 성 추문에 휩싸이기 전까지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가 되면, 고은의 집 앞에 한국 기자들이 모여 대기했지만, 한강의 경우엔 이 같은 군중을 모은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단편소설집 ‘저주토끼’를 쓴 작가 정보라는 뉴욕타임스에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국의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는 “반대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문학은 성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라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크리스 리의 말을 인용하며 “여전히 여성들이 정치, 경제, 미디어에서 차별받는 한국의 현실에서 문학은 여성이 그들의 힘을 표현하는 창구”라고 강조했다.

AP뉴스

뉴욕타임스는 영어로 번역된 한국 여성 작가들의 책 다수가 모성이나 신체의 이미지와 같이 전형적인 페미니즘적 주제를 다뤘다고 지적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등이 국제적으로 관심을 얻었지만, 이제 독자들은 페미니즘 소재 이상의 작품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가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학상을 받은 한강 등 2명”이라고 언급한 뒤 “이들 모두 분단, 전쟁, 군사 독재,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위한 피비린내 나는 긴 투쟁 등 격동의 현대사와 깊이 관련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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