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G] 그룹 3세 차원태, 차바이오텍 CSO로 전면에…승계 키 'KH그린'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차바이오텍이 차원태 전 차의과대 총장을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전진배치했다. 이에 따라 개인 지분율은 3%대에 불과하지만 자신이 최대주주인 케이에이치그린을 통해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됐다. 시장에서는 그가 처음으로 그룹 임원이 된 것과 관련해 승계작업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족회사 통해 최대주주 지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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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차병원·차바이오그룹은 최근 차 전 총장을 차병원·차바이오그룹 부회장 겸 차바이오텍 CSO로 선임했다. 그는 미국 LA 할리우드차병원을 운영하는 차헬스시스템즈 최고운영책임자(COO), 할리우드차병원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거쳐 차의과대 총장으로 재직해왔다. 앞서 그는 미국 듀크대 생물해부학과를 졸업한 뒤 예일대에서 공공보건학석사,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영학석사(MBA), 연세대에서 보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로 차바이오그룹 오너3세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룹의 중심 역할을 하는 차바이오텍을 케이에이치그린을 통해 지배하는 형태가 굳어진 가운데 차 부회장이 처음으로 상장 계열사 임원에 선임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가 C레벨로 거쳐온 그룹 내 계열사들은 비상장사였다.

특히 지분이 적음에도 지배구조를 완성해가는 모습이 주목된다. 차 부회장의 개인 지분은 지난해 말 249만2849주에서 현재 306만2849주로 늘었지만 지분율은 4.23%에서 3.88%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겉으로 나타나는 수치만 볼 때 유상증자로 오너3세의 지배력이 희석됐다고 간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실제 지배구조의 무게중심은 개인 지분이 아닌 케이에이치그린에 실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케이에이치그린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차 CSO가 이 회사의 최대주주라는 점이 있다. 차 CSO는 케이에이치그린의 지분 40.01%를 확보함으로써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케이에이치그린은 꾸준히 차바이오텍 지분을 확대해왔다. 2021년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단일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장내매수를 통해 영향력을 높였다. 올해 초 유상증자에서도 초과청약을 통해 주식 수를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케이에이치그린의 차바이오텍 지분은 올해 1월 563만7224주(9.57%)에서 6월 870만1938주(11.02%)까지 증가했다.

케이에이치그린은 1995년 출범한 경희산업이 전신인 부동산임대 업체로 서울 청담동·충무로 일대 토지와 일산차병원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차병원·차바이오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가진 가족회사이기도 하다. 부친인 차광렬 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이 지분 40.04%를 소유하다 2019년 5월 차 부회장에게 대주주 지위를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참여 명분' 과제 속 대외활동 주목

/사진=KTV

차 부회장에게는 경영참여의 명분을 강화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개인 지분이 3%대에 그치고 가족회사를 통한 간접적인 지배구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직함이 아닌 성과로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유증 과정에서 특수관계법인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차바이오텍은 상장사로서 시장의 감시를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오너3세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일각에서는 지분구조에 '부친의 이름'이 뚜렷한 것도 부담 요소로 본다. 공시상 개인 최대주주는 여전히 차 연구소장이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칠 경우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한 차 연구소장의 주식은 지난해 12월 1769만8065주에서 지난달 2348만8784주로 늘었다. 유증으로 비중은 30.06%에서 29.74%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공고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차 부회장이 최근 지분 확대를 넘어 경영참여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달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 참석한 데 따른 반응이다. 토론회에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 업계 주요 인물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차원태 CSO는 차바이오텍을 포함해 차바이오그룹 계열사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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