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촛불연대, 서울시 돈받아 중고생에 친북 강연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이하 촛불연대)’라는 시민 단체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활동 보조금으로 약 5500만원을 지급받아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이해 높이기’ 등 친북 성향 강연을 여러 차례 연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강연자 가운데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도 있었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 활동을 계기로 설립했다는 이 단체는 최근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 집회’를 주최하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입수한 서울시청 보조금 정산 보고서에 따르면, 촛불연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인 지난해 3~4월 초 ‘청년 프로젝트 지원 사업’과 ‘시민 학습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선정돼 각각 4980만원, 495만원 등 보조금을 총 5475만원 지원받았다. 당시는 박원순 시장의 유고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을 때다. 촛불연대는 이 보조금으로 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온·오프라인 강연을 최소 7차례 열었다. 강연 대부분은 김정은의 군사 활동이나 조선노동당 대회 내용 등 북한 관련 주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등 특정 진영을 비방하는 내용의 강연도 있었다.
촛불연대는 지난해 6월 13일에는 ‘간첩’ 논란이 있는 김련희씨를 강연자로 초청해 10대 청소년 10여 명을 상대로 강연을 열었다. 김씨는 이 강연에서 “북한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많다”며 평양 학생들의 일상 등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탈북한 김련희씨는 2017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촛불연대 강연 당시에도 북한 선전 매체 자료를 활용해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제작해 유포한 혐의 등으로 수사받는 상황이었다. 촛불연대는 이 밖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들이 설립한 인터넷 매체 관계자 등을 강연자로 초청해 ‘북한 가짜 뉴스 진실을 파헤친다’ 등과 같은 주제의 강연을 기획했다. 이들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우리 국가 제일주의 시대’ 등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나온 주요 용어의 의미 등을 가르쳤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관계자도 강연했는데, 주요 내용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주요 인사 관련 소문이나 비방이었다.
촛불연대 최준호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지난해 서울시 보조금을 받아 각종 사업 활동을 했다”면서 “김련희씨 강연 등은 평화 통일 사업으로 추진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 단체라 범죄 전력 조회를 할 수 없어 김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인 줄은 몰랐다”면서 “양성 평등 교육에 성범죄자를 강연자로 섭외하면 안 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은 강력 범죄가 아니라 괜찮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씨의 국보법 위반 전력은 언론 기사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촛불연대 보조금 부당 지출 논란과 관련, 서울시는 이날 본지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사 중에 있다”면서 “이 단체 등록 취소, 보조금 환수 등의 조치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촛불 연대의 종북 활동 논란과 관련해서도 별도의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범수 의원은 “국민 세금을 잘못 쓰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 사업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범수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혈세를 받아 나라 한복판에서 김정은 체제를 옹호하는데 쓴 것은 진영 논리를 떠나 충격적이고 우려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 사업 시스템을 정비하고 실태 조사와 사후 처벌 조치도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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