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리아파” 자다 깨는 아이, 쪼그려앉기 시켜보세요

오광수 선임기자 2024. 10. 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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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짧음증

- 뛰거나 오르막길서 불편함 느껴
- 과도한 체육활동에 통증 증가
- 성장통과 증상 비슷해 헷갈려

- 쪼그려 앉을때 뒤꿈치 안닿거나
- X자다리·무지외반증 동반키도
- 심한 경우 힘줄연장 수술 필요

아이가 낮에는 잘 활동하다가 잠들기 시작할 즈음 되면 이유없이 아프다고 우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대부분 한 번쯤 경험한다. 이때 부모는 흔히 이러한 아이의 통증을 성장통이라고 여기기 일쑤다. 성장통은 뼈가 자라거나 성장하는 이유로 발생하는 통증이라는 것보다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없으나, 낮에 활동을 과도하게 하면 밤에 근육이 피로감을 느끼게 돼 생기는 불편감, 통증을 의미한다는 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이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전문의 서한얼 진료과장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부산의료원 소아청소년 정형외과 전문의 서한얼 진료과장의 도움말로 성장통과 아킬레스건 짧음증의 차이, 아킬레스건 짧음증의 진단과 치료 등에 관해 알아본다.

▮ 성장통 아닌 아킬레스 짧음 많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에서 언급한 단순 성장통의 경우 대부분 잠들기 시작하는 밤에 주로 발생하며 통증은 주로 하지 부분에 생긴다. 하지만 움직임도 정상이고 눌러서 아픈 곳도 없으며 아픈 부위 역시 왼쪽, 오른쪽, 양쪽으로 자주 바뀌기도 한다. 대부분 아프다고 울거나 칭얼대다가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는 증상이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증 이외 다른 증상이 남거나 하지도 않는다. 또 휴식을 취하거나 활동량을 줄이게 되면 대부분 수일 이내 소실되지만, 다시 활동량을 늘리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재발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 대부분 신체 검사나 방사선 검사를 시행한 뒤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성장통으로 진단받는다. 충분한 휴식만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부산의료원 서한얼 과장은 “하지만 최근 이러한 성장통으로 여겨 외래로 오는 아이들 중 아킬레스건 짧음증을 앓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을 이루고 있는 비복근과 가지미근으로 이뤄져 있다. 아킬레스건은 발목을 당겨서 발등이 몸쪽으로 당기는 족배굴곡의 관절 움직임을 담당한다. 보통 아이들의 관절 및 근육은 어른보다 부드럽고 유연해서 아킬레스건이 짧은 경우가 드물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아킬레스건이 짧은 아이들은 족배굴곡의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므로 뛰거나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불편감을 느끼고 근육의 피로도는 증가한다. 이러한 아이들이 과도한 체육활동 및 방과 후 운동 등을 하게 되면 오히려 근육의 피로도는 쌓이게 되며 근육은 뭉치게 되고 결국에는 통증을 더 자주 더 많이 호소한다. 따라서 아킬레스건이 짧은 아이들은 체육 및 활동 이후에 더욱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야 하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 가장 중요”

만약 아이가 일어서서 11자로 서 있는 상태로 쪼그려 앉기를 시켰을 때 뒤꿈치가 땅에 닿은 상태로 쪼그려 앉는 게 안 된다면 아킬레스건 짧음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아킬레스건 짧음이 지속된다면 X자 다리 형태 및 무지외반증 등의 동반변형을 가져올 수 있어 진단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킬레스건이 짧으면 발목이 위로 올라가지 않으므로 몸의 중심이 앞에 있으면 발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까치발 걸음을 하게 된다. 또 몸의 중심이 뒤에 있다면 발 뒤꿈치는 땅에 닿지만, 발목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므로 절름 걸음이 발생한다.

아킬레스건 짧음증이 진단됐다면 스트레칭을 하면서 아킬레스건을 유연하게 만드는 보존적 치료를 시작한다. 그런데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아킬레스건 짧음이 심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에는 삼중칼집 수술과 아킬레스 힘줄 연장 수술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단순 성장통으로 오인될 수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일과성 활액막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LCP병), 종양, 골수염 등은 성장통과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신체 진찰 또는 혈액검사, 방사선 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따라서 아이가 밤에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단순히 성장통으로 여기고 기다리는 것보다는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활동량을 줄여도 통증을 지속해서 호소하는 경우, 붓거나 열감이 있고 국소적인 압통이 있으면 소아청소년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서한얼 과장은 “성장통인지, 아킬레스건 짧음인지 제때 진단받아 치료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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