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석 달 만에 반년치 벌었지만…내실은 '물음표'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 제공=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의 영업수익이 올해 들어 석 달 만에 1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중 파생상품을 통해 잡힌 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외형을 넓혔지만, 관련 손실도 비슷한 규모로 발생하면서 실제 수익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수수료 비즈니스에서 거둔 성과가 없었다면, 자기매매 손실이 60배 넘게 확대되는 등 내실에 물음표가 붙는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1조6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1%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의 5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3조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늘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파생상품 이익이 키운 외형

/그래픽=이채연 기자

이중 5분의4 이상이 파생상품 관련 이익으로 이뤄졌다. IBK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파생상품거래및평가이익은 1조3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2% 늘었으며, 전체 영업수익의 82.4%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손실 규모도 함께 커졌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거래및평가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손익은 335억원이다. 파생상품거래및평가손실은 1조3185억원으로 168.7% 증가했다.

증권사 손익계산서에서 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영업수익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파생상품 이익이 커지면 영업수익 외형은 단기간에 불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비슷한 규모의 손실이 함께 발생하면 실제 이익 기여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익 체력 자체가 외형만큼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었다.

수수료는 '불장' 탔지만

수수료 기반 사업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보였다. IBK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수탁수수료에서 매매수수료를 뺀 위탁매매 업무에서의 수지차익은 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1% 증가했다. 증권사의 위탁매매 업무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증권사가 대신 증권을 사고파는 업무를 일컫는다. 시장에서는 통상 브로커리지로 불리는 영역이다.

반면 자기매매부문은 적자 골이 깊어졌다. 자기매매손익은 지난해 1분기 -4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5억원으로 손실 폭이 66배 확대됐다. 자기매매손익은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을 운용하면서 얻는 손익이다.

시장에서는 수탁수수료 손익 감소 시 실적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증시 활황이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수탁수수료 중심의 이익 개선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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