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걱정 커지는 민간소각장 뿐인 직매립 금지 대책

새해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생활폐기물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금지가 임박했다. 수도권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여론의 걱정이 컸다. 하지만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는 대란은 없다고 말한다. 경기도는 22일 담당 국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장담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생활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위한 사전 대응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이보다 훨씬 전인 7월에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철저한 대비를 마쳤다고 공언했다.
수도권 3개 광역단체에서 올 한해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한 생활폐기물의 양이 경기 23만3천여t, 서울 21만여t, 인천 6만5천여t 등 50여만t이다. 이 쓰레기 처리 경로에 병목이 생기면 대란이 일어난다. 하지만 대란은 없단다. 3개 시도의 마법의 지팡이는 민간소각장이다. 민간소각장에서 다 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소각장에서 태우며 시간을 벌어 공공소각장을 확충해 항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최종 목표도 똑같다.
하지만 민간소각장의 소각 능력과 여건이 장담처럼 50만t의 생활폐기물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20년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를 실시했다. 이때부터 민간소각장에 생활폐기물이 2배 이상 쏟아졌고, 이제 50만t을 떠안아야 한다. 쓰레기를 맡겨야 할 수도권 기초단체들은 비용 때문에 최대한 근거리 민간소각장에 위탁해야 한다. 수도권 민간소각장 폐기물 적치장이 쓰레기 산이 될 수 있고, 대대적인 민원을 야기할 수 있다. 환경규제가 둔감한 민간소각장이 거대한 민원의 발생지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민간소각장으로 쓰레기 대란이 봉합된다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폐기물 정책의 극단적인 지체다. 2015년 4자합의로 추진됐던 대체매립지 선정은 10년째 표류하다 민간이 참여한 공모 결과가 봉인된 상태다. 2021년 직매립금지 결정으로 압박했던 수도권 공공소각장 신·증설은 시행 일주일을 앞둔 지금까지 실적이 전무하다. 몇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폐기물 정책이 한없이 지연된 탓이다. 민간소각장에 떠넘겨 생활폐기물 문제가 가려지고 봉합된다면, 정치적 손해를 감수해야 할 대체매립지 선정과 소각장 신·증설 정책의 추진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민간소각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직매립 금지 대책은 효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대란을 일으킬 테고, 효능을 발휘하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지체시킬 수 있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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