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 OSB, 타이벡 시공 셀프 감리

제주 목수 강팀장의 목조주택 셀프 감리 가이드_ 7편

목조주택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 건축주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제주에서 목구조 전문 빌더로 활동하는 강팀장이 내 집을 더 똑똑하게 보기 위한 목조주택 셀프 감리 노하우를 공유한다.


3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내용들은 국내 목조 관련 책에서도 흔히 다뤄왔던 내용이었다. 다소 다른 부분을 꼽자면 타이홀다운(Tie Holdown)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도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내용은 지금부터다. 필자는 단순히 ‘A는 B이다’라는 식의 정보만 전달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연재 글로 인해 한국에서도 목조주택을 안심하고 지을 만하고 그것 이상으로 괜찮은 집으로 인식되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글은 오래전 방식보다는 현재 북미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자재와 필요성, 이에 따른 건축주는 무엇을 감리해야 하는지에 말해보겠다. 자재는 계속 발전하는데 너무 예전 것만 고집한다면 좋은 건축이라 할 수 없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신자재라 해서 무조건 국내 환경에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또한 기술해 보겠다.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합판은 크게 두 가지로 기능하게 되는데, 구조적 기능과 기밀성 확보다. 바람(태풍)으로 인해 건물 옆 방향으로 횡압력을 받을 때 지탱하는 힘은 구조적 기능이며, 단열성능을 높이기 위해 합판으로 건물 표면을 덮는 건 기밀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OSB나 합판(PlyWood)으로 시공하면 외부로는 방수, 건물 내부에서는 결로나 실내에서 발생하는 습기를 방출하기 위해 타이벡(Tyvek, 투습방수지의 한 종류)을 합판에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 방식은 아주 전통적인 시공법이지만 섬세하게 시공하지 않으면 많은 하자를 유발할 수 있다. 타이벡을 합판에 붙일 때 사용되는 타카 자국으로도 오랜 세월이 흐르면 물이 스며들어 합판을 부패시킬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북미에서는 짚시스템(ZIP system)이나 웨더로직(WeatherLogic)으로 점차 확대되며 시공되고 있다.

OSB나 타이벡을 나쁜 자재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더 좋고 검증된 자재들이 나오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OSB 시공은 간략하게 말하고 짚시스템, 웨더로직에 중점을 두어 설명해 보겠다.

OSB 시공 모습.

OSB, 합판(PLYWOOD)

OSB는 벽체와 지붕에 시공하게 되는데 64㎜ 못(네일)으로 테두리는 6인치(15㎝), 중심부는 12인치(30㎝) 간격 이내로 박는다. OSB 사이에는 합판 클립을 넣거나 아니면 1/8인치(3㎜) 간격을 두어 습기로 인해 합판 부피가 늘어나는 현상을 대비해 유격을 주게 된다. 여기서 못 박는 간격은 최대치이며 쉽게 말하면 조금 더 촘촘히 박아도 상관없다. 캐나다 현장 견학 때 2~3㎝ 간격으로 시공된 OSB를 본 적도 있다.그리고 그림처럼 OSB를 지붕에서 연속으로 시공할 때는 밑에 시공한 합판과 끝나는 지점을 달리 해야 하고 OSB의 최소 사이즈는 벽이라면 스터드 3개 이상과 결속되어야 하고 지붕인 경우도 레프터 3개 이상에 걸쳐 시공되어야 한다.

짚시스템(ZIP SYSTEM)

‘후버 엔지리어링 우즈(Huber Engineered Woods)’라는 미국회사가 2006년 개발한 집시스템은, 국내에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되어 시공되고 있다. 짚시스템은 대략 합판과 타이벡이 합쳐진 형태인데 필자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으나 여러 번에 시공 결과 지금은 제품 성능을 확신하고 있다. 짚시스템은 짚보드와 테이프로 시공하는 방식을 총칭하는 말이며 테두리가 T&T 방식(‘ㄷ’자로 돌출된 형태)으로 되어 OSB처럼 합판 클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시공은 OSB와 같은 64㎜ 못으로 OSB 시공과 같이 테두리는 6인치(15㎝), 중앙부는 12인치(30㎝)로 하는데, 표면에 원형 못자리가 표시되어 있어 시공이 편리하다는 점은 다르다. 초록색 짚보드는 두께 11.1㎜, 갈색은 12.7㎜, 넓이는 가로 4피트(1,220㎜) 세로 8피트(2,440㎜)다. 두께가 두꺼울수록 강도가 좋지만, 가격도 상승한다.

짚보드는 여러 장점이 있다. 강력한 내구성과 물에도 변형이 적고 충격에도 OSB에 비해 우수하다. 일반 OSB는 망치로 인해 쉽게 파손되지만, 짚보드는 목수들이 흔히 사용하는 현장 용어로 ‘짱짱’하다. OSB로 시공하게 되면 타이벡을 사용하게 되는데 타이벡으로 인한 다양한 누수 하자가 생길 수 있다. 칼럼 마지막 부분에 있는 QR코드에 영상에서 비교 설명하겠다.

일반적으로 OSB는 물에 너무 취약한데, 물에 3~4번만 노출되어도 50% 정도 부풀고 6개월 정도부터는 부패하기 시작한다. 반면 짚보드나 웨더로직은 4~5년 외부에 노출되어도 손상이 거의 없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집 근처 목재상 임시 사무실도 짚보드로 시공했고 외장재는 하지 않았으나 7년이 지난 현재도 이상이 없다. 또한 짚보드로 나무 박스를 만들어 외부에 몇 년을 방치해 놓았는데 제주에 심한 자외선과 비바람에도 일반 OSB와 합판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습기에 대한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장재로 마감하여 햇빛과 비바람을 차단하면 집 수명이 몇백 년은 유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위 제품은 짚보드에 경질 우레탄폼(Polyiso)을 붙여 단열성을 높인 더 발전된 형태의 짚보드다. 고단열을 원하는 주택에 바람직한 자재다. 현재 북미에서 다양한 두께로 출시되어 시공되고 있다. 한 사람에 카펜터로써 국내에도 수입되길 희망한다.

웨더로직(WEATHERLOGIC)

캐나다 목조 관련 다국적 기업인 ‘LP(Louisiana-Pacific Corporation)’ 사에서 개발한 웨더로직은 짚보드와 동일한 시공 방법을 가지고 있다. 기능과 성능은 비슷하며 짚보드는 초록색, 웨더로직은 파란색이라는 겉보기가 다를 뿐이다. 합판에 내구성과 습기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왁스와 레진을 혼합하여 합판을 제조하고 있다.

짚시스템은 목조계의 혁신이라 말할 수 있다.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것과 비교될 만큼의 변화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짚보드 사용이 미비한데 이유는 우리나라 목조건축은 지나친 저가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30평을 기준으로 할 때 OSB를 대신해 짚보드를 사용할 경우 200만~300만원 정도만 추가되며 성능과 비교해 가격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 적극적으로 예비 건축주에게 알려 좋은 자재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미는 현재 OSB, 합판에서 짚시스템, 웨더로직으로 시공 트렌드가 넘어가고 있다. 타이벡을 사용한 목조주택 시공을 멈추고 짚시스템 혹은 웨더로직을 사용해 하자율을 낮출 것을 권한다. OSB나 합판도 훌륭한 자재인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너무 예민해 섬세한 시공을 하지 않으면 하자 원인이 되고 만다. 목조주택 건축자재도 끊임없이 발전되고 있다. 이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건축의 품질은 더 나아질 수 없다. 항상 목조 선진국에서 어떤 자재가 나오고 검증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타이벡 종류, 추천 제품

짚보드를 권장하지만, 차선책으로 타이벡에 대해서도 말해보겠다. 타이벡의 역할은 외부 물기를 차단하면서 실내 내부 습기 방출하고 기밀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다양한 제품이 수입되고 있는데 크게 타이벡에 주름이 있는 제품과 1~2㎜ 크기 플라스틱 돌기(엠보싱)가 있는 제품 그리고 일반적인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타이벡이 시공된 현장(위)과 타이벡 제품(아래)

특히 엠보싱이 있는 타이벡은 최신 신자재이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유는 이 제품이 왜 미국에서 개발되었는지부터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북미 대륙은 아주 넓고, 그 안에 건조한 지역과 습한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엠보싱 있는 타이벡은 건조한 지역을 위한 제품이다. 하지만 한국은 비교적 습한 지역이어서 문제다. 다음 칼럼에서 다룰 레인스크린 규정에 의하면 타이벡과 외장재 사이 이격거리는 15㎜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1~2㎜ 엠보싱이 있어 이격거리에 미달되며, 결정적으로 목조주택 창문 시공 시 사용되는 건축용 테이프(3M)가 돌출된 모양 때문에 잘 붙지 않는다. 이 현상은 향후 창문 주위 누수 원인이 될 수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이다.

미국 LA, 텍사스처럼 건조해서 레인스크린 이격거리를 1~2㎜로 해도 되는 지역은 가능하나 우리나라처럼 습한 지역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래 사진은 현장에서 시공된 모습과 듀폰 사의 일반적인 타이벡이다. OSB나 합판을 사용한다면 이 제품을 추천한다. 레인스크린에 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심도 있게 다루도록 하겠다.

타이벡 시공절차

시공 절차는 OSB 하단에 실리콘을 바르고 타이벡 주름이 없도록 평평하게 펴서 1010 혹은 1022타카로 붙인다. 실리콘을 사용하는 이유는 아래 사진처럼 합판과 타이벡 사이에 벌레 유입을 막고 기밀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타이벡을 겹쳐 시공할 경우는 옆으로는 1m 이상, 위·아래로는 10㎝(타이벡 표면에 표시되어 있음) 이상이어야 한다.

타이벡 시공 전 실리콘을 바른 모습(위)과 타이벡을 고정한 모습(아래).

글과 사진_ 강팀장

목조건축학교 졸업과 캐나다 ‘수퍼-E’ 연수까지 마치고 수십 년째 카펜터의 삶을 살고 있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많은 주택하자를 보고 이를 개선하고자 ‘목조주택 셀프 감리’을 집필하고 있다. 현재 목조주택 전문 시공회사 대표이자 시공팀장으로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건축 현장에 살아있는 실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회사 대표보다는 “강팀장”으로 불리기를 바란다. jejucarpenter@naver.com | https://www.youtube.com/@SelfWood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