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년 동안 한 회사에서 일한 남편은 퇴직하는 날만 기다렸다. 이제 아침 알람도, 출근길도 없이 아내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은퇴한 지 반년쯤 지나자 아내는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아내가 꺼낸 한마디에 남편은 결국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1. 남편에게는 휴식이었지만 아내에게는 생활이 달라졌다
남편은 아침부터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봤다. 점심때가 되면 "우리 뭐 먹어?"라고 물었고 오후에는 심심하다며 아내에게 같이 나가자고 했다.
남편에게는 평생 처음 얻은 휴식이었지만 아내에게는 하루 세끼를 챙기고 계속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하는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 셈이었다.

2. 아내가 혼자 외출하면 남편은 서운해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아내에게 "나 혼자 두고 또 나가?"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아내가 문화센터에 가면 몇 시에 돌아오는지 물었고 혼자 점심을 먹으면 괜히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남편은 이제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내에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만들어놓은 자신만의 생활이 있었다.

3. 아내가 "당신이 싫은 게 아니라 나도 내 하루가 필요해"라고 말했다
어느 날 아내는 한참을 망설이다 말했다. "당신이 집에 있는 게 싫은 건 아니야. 그런데 당신은 회사를 그만뒀지만 나는 내 생활까지 그만둔 게 아니잖아." 그리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당신이 퇴직하고 나니까 내가 당신의 회사가 된 것 같아. 당신이 심심한 것도, 밥 먹는 것도, 하루를 보내는 것도 전부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 같아서 가끔 너무 힘들어." 남편은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혼자 방에 들어가 한참을 울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은퇴한 뒤에는 자신도 모르게 가장 사랑하는 아내에게 자신의 남은 인생까지 책임져달라고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기 때문이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했던 남편에게 은퇴는 단순히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아내에게 자신의 하루와 외로움까지 맡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던 것입니다.
부부가 오래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시간만큼 각자의 삶도 필요합니다. 어쩌면 노년의 가장 좋은 사랑은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서로의 인생 전체를 짐처럼 맡기지 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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