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론칭한 푸라닭, 저기 저 버거들 넘을 수 있겠어? [컴퍼니+]

김하나 기자 2024. 9. 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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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버거시장서 출사표 던진 푸라닭
‘움버거앤윙스’ 가맹사업 시작해
다만 신사업 성공 여부는 미지수
치킨 버거 메뉴에 참신함 없어
경기 침체 등 타이밍도 안 좋아
제2의 푸라닭 신화 탄생할까

명품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파격적 마케팅으로 인기를 끈 '푸라닭 치킨'.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4년 푸라닭 운영사 '아이더스에프앤비'가 새 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치킨 버거 프랜차이즈 '움버거앤윙스'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무모한 출사표'란 시각도 나온다. 푸라닭 운영사는 왜 지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걸까.

푸라닭 치킨 운영사 '아이더스에프앤비'가 지난 8월 '움버거앤윙스' 가맹사업을 시작했다.[사진=아이더스에프앤비 제공]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푸라닭 치킨(이하 푸라닭)'이 이슈의 복판에 섰다. 운영사 아이더스에프앤비가 지난 8월 서브브랜드 '움버거앤윙스(UMBURGER&WINGS)'의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다. 움버거앤윙스는 브리오슈 번과 치킨 패티를 사용해 버거를 만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2023년 7월 움버거앤윙스를 론칭한 아이더스에프앤비는 직영점 두곳(양천향교역점ㆍ신림역점)만 운영해왔다. 이 회사가 버거 시장에 본격 뛰어든 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푸라닭'의 실적이 정체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2014년 1호점을 오픈한 푸라닭은 전국에 71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론칭 당시 명품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브랜드명, 명품가방을 포장하듯 더스트백에 넣은 치킨 박스, '치킨, 요리가 되다'란 슬로건 등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레드오션인 치킨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2015년 3월 돛을 올린 '가맹사업'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 100호점을 돌파하더니,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엔 600호점까지 그 수를 늘렸다. 외형 확대는 곧 실적으로 이어졌는데, 2021년엔 매출액 1726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올려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21년 정점을 찍은 푸라닭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22년 1638억원에서 2023년 1402억원으로 14.4%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7.5% (2022년 95억원→2023년 88억원) 쪼그라들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낸 2021년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평판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잦은 가격 인상과 눈속임 때문이었다. 푸라닭은 올해 4월 단품과 세트메뉴 가격을 각각 1000원, 반마리 메뉴를 500원씩 올렸다.

가령, 인기 메뉴 고추마요 치킨은 1만9900원에서 2만900원으로 5.0% 인상했다. 블랙알리오, 콘소메이징 역시 1만9900원에서 2만900원으로 각각 올렸다. 그런데도 푸라닭은 "메뉴가격을 인상했다"는 내용을 소비자에게 공표하지 않아 '깜깜이 인상'이란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 8월 푸라닭의 브랜드 평판(한국기업평판연구소)이 치킨 5대 브랜드(BHCㆍ BBQㆍ교촌치킨ㆍ굽네치킨ㆍ푸라닭, 이하 매출 순) 중 꼴찌를 기록한 건 이 때문일지 모른다. 푸라닭의 운영사가 버거시장 진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문제는 '버거 브랜드'가 날개 꺾인 푸라닭에 힘을 줄 수 있느냐다. 아이더스에프앤비 측은 "12곳의 가맹점 오픈을 확정했고, 오픈 예정인 곳은 27곳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비관론도 교차한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신규 브랜드 론칭에서 중요한 건 '신선함'이다. 푸라닭이 '신선함'으로 승부를 걸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회가 없진 않을 수 있다. 다만, 치킨 버거는 KFCㆍ맘스터치 등 기존 브랜드의 입지가 상당히 공고하다. 과연 치킨 버거라는 메뉴로 소비자에게 얼마나 새로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려스러운 점은 또 있다. '타이밍'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며서 투자심리는 물론 소비심리가 쪼그라든 지 오래다. 수출이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내수는 여전히 차갑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 브랜드가 기대만큼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제2의 푸라닭 만들기에 나선 아이더스에프앤비의 도전은 희망이란 씨앗을 뿌릴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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